버냉키, 코스피를 얼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증시를 흔들었다. 7일 코스피 지수는 34.78포인트(2.67%) 하락한 1266.84로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1260선까지 밀린 것은 지난해 11월 22일(1244.50)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급락으로 거래소 시장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8조원이 사라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미국발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연 이틀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이날 1.88%, 대만 가권지수는 1.75%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버냉키 충격'을 이번 급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6일(현지 시간) 인플레 우려 발언과 더불어 추가 금리 조정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세계 주요 증시가 급락했다. 발언 당일 휴장으로 소낙비를 일단 피했던 국내 증시는 7일 개장 후 밀린 충격을 받아내느라 급락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미국 경기의 향방에 따라 향후 세계 증시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도 세계 증시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35.80포인트 급락해 연중 최저치(562.91)로 주저앉았다. 주가가 급락하자 코스닥 선물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란 선물거래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큰 종목 가격이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4개월 만이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