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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전 대법관, 14시간 조사받고 귀가…질문엔 묵묵부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61) 전 대법관이 14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가량 조사한 뒤 오후 11시 50분쯤 돌려보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후 8시 22분쯤까지 검찰 조사를 받고, 이후 자신의 진술 조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박 전 대법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각종 사법 농단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이 연루된 혐의가 30개가 넘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 수사가 본격화한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검찰 조사에 앞서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했다.

'사법행정 2인자'로 꼽히는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 그는 일제 강제징용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조작 사건 등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르면 20일부터 박 전 대법관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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