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조총련 화해 삐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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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화해 노력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일 민단 등에 따르면 반세기 이상 반목해온 두 단체의 화해를 상징하는 첫 행사로 관심을 모았던 '6.15 남북 정상회담 6주년 민족통일 대축전' 공동 참가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민단 중앙본부가 주도한 조총련과의 화해 합의에 민단의 지방 조직이 강하게 반발하자 민단이 6.15 대축전에 일단 참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성 60여 년 만에 이뤄진 민단과 조총련의 역사적 화해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당초 6.15 기념 대축전은 남북한 관계자로 구성되는 본국위원회와 조총련 등으로 구성되는 '6.15 공동선언 실천 일본지역위원회'가 공동으로 추진해 왔다. 행사는 14일부터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단은 4월 말 이 위원회에 참가를 신청한 데 이어 5월 17일 발표한 조총련과의 공동성명에서 "축전에 일본지역위원회 대표단 멤버로 참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일 민단의 도쿄 중앙본부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일본지역위원회 참가 여부에 대해 민단 지방조직들의 반대 의견이 터져나왔다. 이처럼 지방 조직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민단 중앙집행위원회는 기념 축전 주최 단체인 일본지역위원회 가입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민단과 조총련이 5월 17일 발표한 공동성명이 백지화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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