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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만 진주 양식장 각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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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남해안의 청정해역 통영만이 진주의 명산지로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다.
한려수도의 중심해역인 이곳은 크고 작은 섬으로 둘러싸여 해일등의 피해가 적은데다 수질이 맑고 진주조개 양식에 알맞은 수온이며 플랑크톤이 풍부해 진주양식 적격지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주양식에 성공한 해덕진 주질(서울 저동1가48·대표 김해덕·66)는 충무항에서 뱃길로 10여분거리인 경남 통영군 한산면 염호리643 제승당 입구 해역 5만평방m에 양식장을 설치, 연간 20여만 개의 진주 알을 캐내고 있다.
특히 전세계 진주시장(연간 8억 달러 규모)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은 1백여년 가까이 진주 양식을 해오면서 양식장이 오염돼 고급 상품의 진주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곳 청정해역에서 양식되는 전주는 광택과 색상이 천연 진주보다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 전망이 밝다.
국내 진주양식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해덕 사장이 진주조개 양식에 손댄 것은 63년.
수산업에 종사해오면서 고소득 축양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학교 동창인 일본인으로부터 진주양식에 관한 소개를 받아 통영군 욕지도에 양식장을 설치했다.
당시 세계 진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업계는 양식 및 가공기술의 해외이전을 엄격히 규제하는데다 국내에서는 진주조개 양식에 관한 자료마저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70년1월 98년만에 몰아닥친 냉수대로 양식 중이던 진주조개가 전멸했다. 김씨는 한동안 진주양식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79년 현재의 양식장이 있는 한산도에 다시 양식장을 설치, 82년1월 처음 진주 알을 캐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해덕 진주는 국내 가공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양식된 진주를 거의 전량 일본에 수출해왔으나 올해 서울본사에 30평 규모의 진주가공 공장을 설치, 3월부터는 국내에서 가공 후 완제품을 수출 또는 시판할 계획이다.
살아 숨쉬는 조개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살아있는 보석으로 불리는 진주는 지름 7mm크기의 개당 일본 국내가격이 상품 8천엔, 하품은 2천5백엔으로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해덕 진주 측은 국내에서 가공 후 수출할 경우 가공하지 않고 팔 때보다 2·5배 이상 값을 받을 수 있어 높은 부가가치 소득사업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진주조개는 수온이 섭씨 8도 이하이거나 28도 이상일 경우 폐사하고, 12도 이하인 경우는 동면에 들어감에 따라 해덕 진주 측은 해수온도가 떨어지는 11월∼이듬해 3월까지는 통영만에서 양식중인 진주조개를 제주도 토사먼 앞 바다 양식장으로 옮겨 월동을 한 후 다시 옮겨온다.
해덕 양식장은 2년전까지 모패를 거의 일본에서 수입해 1∼2년 양식, 진주를 생산해 왔으나 지난해 치패 35만 미를 채취하는데 성공, 현재 종전에 수임한 모패 50만미와 함께 총 85만 미의 진주 개를 양식중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처음 채취한 치패의 성장상태가 양호해 청정 해역인 통영만에서 양식한 진주는 최고급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곳에서 캐낸 진주를 90년대 세계시장을 겨냥한 한국의 관광·수출전략 상품으로 개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통영=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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