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생명 다한 우주선 '갈릴레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목성탐사 우주선 갈릴레오가 14년 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21일 목성 대기에서 산화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갈릴레오가 21일 오후 6시57분(세계표준시간)쯤 초속 50㎞로 목성 대기로 진입, 마찰열로 인해 산화했다"고 이날 밝혔다. 목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 때문에 갈릴레오가 마지막으로 보낸 무선은 50여분 후인 오후 7시40분 쯤에야 도착했다.

갈릴레오가 '산화' 방식으로 최후를 마친 것은 탐사선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충돌, 선체에 붙어 있는 미생물이 유로파를 오염시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지구 미생물이 유로파에 옮아가면 위성에 살고 있을지 모르는 토착 생명체에 대한 향후 연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NASA는 지난해 탐사선을 소멸시키기로 결정했다.

과학자들은 갈릴레오의 탐사 결과를 근거로 유로파의 얼음표면 밑에 염분이 있는 바다가 존재하며, 이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왔다.

갈릴레오는 당초 1986년 발사 예정이었으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와 기술적 문제 등으로 몇차례 발사가 연기됐다가 89년 발사된 후 예상을 뛰어넘는 과학적 성과를 거뒀다.

갈릴레오는 지구와 달 사이를 1만1천회 이상 왕복하는 거리인 45억㎞의 대장정을 거쳐 목적지에 도달한 뒤 34차례 궤도를 돌면서 1만4천여장의 사진을 비롯한 목성과 목성의 위성에 대한 정보를 보내왔다.

윤혜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