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당직자들이 3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광주와 전남 광역단체장의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우세로 나타나자 기뻐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한 대표는 이날 "'수권 정당'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향후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 옆에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한 대표는 이어 "국민은 열린우리당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고건 전 총리와 국민중심당.열린우리당의 이탈 세력을 아울러 비(非)한나라당 연합세력을 한데 묶겠다는 의지를 표출해 왔다. 이를 통해 1997년 정권교체의 원동력이었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13일 고 전 총리를 만나 "선거 이후 한국 정치의 틀을 다시 짜나가자"며 '거당적인 예우'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 한 대표 측근은 "지방선거 뒤 대대적인 외연 확대 작업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는 인사와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러브콜'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또 중도개혁 성향의 비(非)정치권 인사들을 수혈해 인물.정책 면에서 명실상부한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대표 체제가 계속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한 대표의 의원직 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올 2월 서울고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만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면 의원직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당 대표 자리도 위태로워진다. 한 대표 퇴진과 환골탈태를 통한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당 안팎에선 '호남 지역당'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대표가 내세우는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에도 제동을 걸 태세다.
이양수 기자 <yasle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