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펀드 기준가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기준가는 펀드를 사고팔 때 '기준이 되는 가격'입니다. 주식을 사고팔 때 기준이 되는 가격, 즉 '주가'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릅니다. 기준가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펀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펀드는 주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합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하면 펀드가 보유 주식이나 채권을 나눠 주는 것은 아닙니다. 펀드는 투자한 종목을 잘게 쪼개 투자자에게 일일이 나눠 주는 대신, 투자한 자산의 가치를 나타내는 '증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나누어 줍니다. 펀드 투자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권을 갖게 되는 것이지 개별 투자종목의 소유권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팔리고 있는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은 기본 거래단위를 좌(座)라고 부릅니다. 주식의 한 단위를 주(株)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통장을 보면 '잔고좌수'라는 칸이 있는데 바로 이곳에 '좌' 대한 내역을 찍어 줍니다.

펀드가 처음으로 만들어져 투자자들에게 팔릴 때, 1좌의 가격은 1원입니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 1주를 5000원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5000원짜리 주식의 가격이 1만원으로 오르면 1주의 가격은 1만원이 됩니다. 수익증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증권의 가치가 1원에서 2원으로 오르면, 1좌의 가치도 2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1좌라고 하니 단위가 너무 작아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따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수익증권의 가치를 1000좌 단위로 표시하고 이를 '기준가'라고 합니다.

기준가가 낮으면 같은 투자금액으로 더 많은 수익증권을 살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는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익증권을 살 수 있겠지요.

수익증권의 기준가격과 일반적 기업 주가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펀드의 기준가는 매년 실시하는 결산 때 그간 번 돈을 배당하는 식으로 대부분 1000원에서 다시 출발합니다. 또 펀드의 결산일은 일반기업과 달리 제각각이므로 기준가격이 낮다고 부실한 펀드라고 판단하거나 기준가격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펀드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좋은 성과를 낸 펀드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결산 때 얼마의 배당을 했는지를 감안한 수익률을 살펴봐야 합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