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튀는 훈련 … "적들에게 알리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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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 슈팅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은 핌 베르베크와 홍명보 코치가 내주는 볼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하기. 두 코치는 처음에는 차기 좋게 볼을 내주다가 갑자기 강하고 거친 패스를 했다. 방향과 스텝을 잡지 못해 당황하던 선수들은 점점 익숙해져 날카로운 슈팅을 골문 안으로 퍼부었다. 이는 실전과 흡사한 상황에서 정확한 슈팅을 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실전에서는 때리기 좋게 공이 굴러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송종국.정경호.백지훈은 베르하이옌 체력담당 코치와 함께했다. 가벼운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이었다. 10m 정도 떨어진 곳에 놓인 5개의 공을 차례로 드리블해 누가 먼저 정해진 위치에 갖다놓는지를 겨뤘다. 한번 슛하고 10m 떨어진 베르하이옌 코치에게 뛰어갔다 와서 다시 슛하기를 8회 반복해 누가 가장 많이 골을 넣는가 하는 경쟁도 했다. 옆에서 보기에는 재미있는 게임 같았지만 자기 차례를 끝낸 선수들은 하나같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가쁜 숨을 쏟아냈다. 체력을 끌어올리면서 볼 감각도 회복하는 훈련이었다. 코칭스태프가 제시한 다양하고 기발한 훈련 방법을 통해 선수들은 체력과 집중력을 단련하고 있었다.

글래스고=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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