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치란 말이야" 아드보카트 선수 간 '콜' 강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훈련을 독려하고 있다. 글래스고=이영목 일간스포츠 기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이 많아지고 고함 소리도 점점 커져 간다. 독일 월드컵 본선을 향한 긴장감도 높아간다.

최종 전지훈련지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도착한 다음날, 대표팀은 오후 훈련에서 9명씩 두 팀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통역을 하지 않아도 곧바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감독이 강조하는 내용은 '항상 동료를 활용하고 얘기를 주고받으며 쉽게 쉽게 플레이를 하라. 상황에 따라 경기의 템포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조절하라'는 것이었다. 물론 과감하고 창의적인 플레이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ay something(얘기를 해)"

원 스트라이커 조재진을 향해 긴 패스가 날아왔다. 조재진이 공을 잡는 순간 수비 두 명이 달라붙었고, 조재진은 볼을 끌다가 뺏기고 말았다. 감독은 "중앙공격수가 공을 잡았을 때는 주위의 윙포워드나 미드필더가 빨리 접근하면서 소리를 질러 자신의 위치를 알려줘야 한다"고 소리쳤다. 그래야 공격수가 상황을 판단하고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asy, easy(쉽게, 쉽게)"

오른쪽 윙백 조원희가 역습 찬스에서 사이드를 돌파하다가 볼이 상대 수비수에 맞아 터치아웃됐다. 조원희가 볼을 주워들어 급히 스로인을 하려 하자 감독이 제지했다. 역습 상황에서는 최대한 빨리 볼을 처리해야 하지만, 공이 아웃돼 스로인을 하는 동안 상대는 수비진을 정비할 것이다. 그렇다면 템포를 조절해 차분하게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Good try(좋은 시도였어)"

왼쪽을 돌파한 설기현이 반 박자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감독은 설기현의 시도 자체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슈팅이든 크로스든 상대 수비가 예측하는 것보다 반 박자 빠르거나 혹은 늦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감독의 격려에 고무된 설기현은 다음 공격에서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깨끗한 중거리슛을 네트에 꽂았다.

글래스고=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