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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납니다”…익명의 시민들에게 선물받은 소방관들의 답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9일 홍천소방서 소방대원들이 헬멧에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3세 아이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익명의 시민이 치킨과 피자를 선물했다(왼쪽). 오른쪽은 화재로 녹아내린 헬멧 [홍천소방서=연합뉴스]

지난 29일 홍천소방서 소방대원들이 헬멧에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3세 아이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익명의 시민이 치킨과 피자를 선물했다(왼쪽). 오른쪽은 화재로 녹아내린 헬멧 [홍천소방서=연합뉴스]

헬멧을 녹일 정도로 뜨거운 불길에 뛰어들어 3세 아이를 구한 119소방대원들에게 시민들이 응원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대원들에게 치킨과 피자를 선물하기까지 했다.

30일 홍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쯤 소방대원들 앞으로 치킨과 피자가 한가득 배달됐다. 이날 오후 '소방영웅들' 기사를 접한 한 서울 시민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대원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홍천의 치킨, 피자가게에 전화 주문을 넣은 이 시민은 자신의 이름이나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너무나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며 이름 모를 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 밖에도 홍천소방서와 강원도 소방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소방관들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여러분이 진정한 영웅입니다", "더운 날 추운 날 가리지 않고 항상 내 가족처럼 다른 이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여러분들이 있어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고 있다" 등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겼다. 소방관 처우 개선을 바란다는 게시글도 있었다.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께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박종민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 [홍천소방서 제공]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께 강원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원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3세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은 화재진압을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와 다음 출동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는 홍천소방서 대원들 모습. 왼쪽부터 김덕성 소방교, 박종민 소방교, 김인수 소방위, 이동현 소방교. [홍천소방서 제공]

홍천소방서는 게시판뿐만 아니라 직접 전화로 격려해 주신 분들도 있었다며 "정말 큰 선물을 받았다"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화재 구조 당시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은 박동천 소방장은 "계속 치료하고 잘 관리하면 흉터 없이 잘 낫지 않겠느냐"며 "주변에서 '고생했다' '애썼다'는 칭찬을 받으니 힘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를 안고 나왔던 김인수 소방위는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를 든 순간 아이가 축 늘어졌고, 그 뒤로는 어떻게 4층에서 밖으로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김 소방위는 "다른 소방관들이라도 정말 그런 상황에서는 나와 같은 심정으로 구했을 것"이라며 "다른 대원들도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쑥스러워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대원들은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3세 아이를 구조했고, 의식을 잃었던 아이는 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 덕에 의식을 회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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