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을 녹일 정도로 뜨거운 불길에 뛰어들어 3세 아이를 구한 119소방대원들에게 시민들이 응원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한 시민은 대원들에게 치킨과 피자를 선물하기까지 했다.
30일 홍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쯤 소방대원들 앞으로 치킨과 피자가 한가득 배달됐다. 이날 오후 '소방영웅들' 기사를 접한 한 서울 시민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대원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홍천의 치킨, 피자가게에 전화 주문을 넣은 이 시민은 자신의 이름이나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너무나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며 이름 모를 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 밖에도 홍천소방서와 강원도 소방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소방관들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여러분이 진정한 영웅입니다", "더운 날 추운 날 가리지 않고 항상 내 가족처럼 다른 이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여러분들이 있어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고 있다" 등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겼다. 소방관 처우 개선을 바란다는 게시글도 있었다.
홍천소방서는 게시판뿐만 아니라 직접 전화로 격려해 주신 분들도 있었다며 "정말 큰 선물을 받았다"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화재 구조 당시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은 박동천 소방장은 "계속 치료하고 잘 관리하면 흉터 없이 잘 낫지 않겠느냐"며 "주변에서 '고생했다' '애썼다'는 칭찬을 받으니 힘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를 안고 나왔던 김인수 소방위는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를 든 순간 아이가 축 늘어졌고, 그 뒤로는 어떻게 4층에서 밖으로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김 소방위는 "다른 소방관들이라도 정말 그런 상황에서는 나와 같은 심정으로 구했을 것"이라며 "다른 대원들도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쑥스러워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대원들은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3세 아이를 구조했고, 의식을 잃었던 아이는 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 덕에 의식을 회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