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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 새 기회를..." 차붐이 중1 선수들을 주목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스포츠 공감]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스포츠 공감]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떤 대상으로 할 지,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팬타지움에선 아시아 유소년 축구의 동반 성장을 위한 '팀 차붐 플러스 프로젝트'에 대한 운영 계획이 자세히 소개됐다. 지난 7월 중국 선전에서 공개된 팀 차붐 플러스 프로젝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시티의 주주인 중국 시티그룹 산하의 스포츠문화기업 중정문체가 5년간 투자하고, 국내의 올리브 크리에이티브가 콘텐트 개발, 경영을,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선발과 육성, 지도자 교육 등을 총괄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그 일환으로 국내 중학교 3학년의 유망한 선수들이 독일에서 선진 축구를 직접 경험하는 '팀 차붐 플러스 독일원정대'가 다음 달 운영된다. 다음 달 중순 독일 현지 유소년 팀과 함께 훈련하고 연습 경기도 치르면서 분데스리가 경기도 참관한다.

제 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지난 3월 26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진행됐다. 차범근 축구 시상식은 1988년부터 해마다 초등 축구 유망주를 발굴해 시상해 오고 있다. [사진 일간스포츠]

제 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지난 3월 26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진행됐다. 차범근 축구 시상식은 1988년부터 해마다 초등 축구 유망주를 발굴해 시상해 오고 있다. [사진 일간스포츠]

이와 함께 팀 차붐 플러스의 내년 사업과 관련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올리브 크리에이티브의 정의석 대표는 "중학교 1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부터 먼저 시범 지역으로 정해 8대8 리그를 하는 사항을 중정문체 측과 협의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여러 대상 중에 중학교 1학년 선수라는 뚜렷한 타깃을 정하고 추진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날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차범근 전 감독이 부연 설명에 나섰다. 1988년 차범근축구상을 제정하고, 은퇴 후 차범근축구교실을 운영하면서 주로 초등학생의 유망한 선수들을 키워왔던 차 전 감독은 국내 유소년 축구 육성과 현실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이날 밝혔다.

지난 7월 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팀 차붐 플러스’ 프로젝트 협약식에 참가한 차범근 전 감독(왼쪽)과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 [사진 스포츠 공감]

지난 7월 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팀 차붐 플러스’ 프로젝트 협약식에 참가한 차범근 전 감독(왼쪽)과 박금철 중정문체 대표. [사진 스포츠 공감]

"많이 고민했다"고 입을 뗀 차 전 감독은 "기량 좋은 초등학교 6학년이 중학교에 진학해 1학년이 되면, 다른 2,3학년생들에 밀려 벤치에 앉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중등연맹 경기를 보고 시합을 뒤에 따라다니는 중1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이대와 같은 독일의 선수들은 주말마다 경기를 해서 경쟁력을 키운다. 잘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도 중1 때 1년의 공백을 갖는 건, 어떻게든 타개해 기회를 줘야겠단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팀 차붐 플러스의 모토는 '즐기는 축구'다. 정형화된 11대11 축구가 아닌 8대8 축구로 눈을 돌린 것도 이 모토와 연계돼 있다. 실제 경기에선 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학교 1학년 선수들에게 8대8 축구라는 새로운 기회를 통해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잇고 자신감을 주고 싶은 게 차 전 감독의 생각이다. 차 전 감독은 "팀 차붐 플러스는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하는 프로젝트다. 모든 연령대에서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소년 축구 투자와 관심에 가장 적극적인 차 전 감독의 세심함이 묻어났다.

29일 열린 팀 차붐 플러스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29일 열린 팀 차붐 플러스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올리브 크리에이티브]

차 전 감독은 "해외에서 경험하면서 느낀 건 우리 축구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차범근축구상이 1988년에 제정되고, 30년 가까이 진행해 이룬 결과물이 '팀 차붐'이다. 한 팀을 만들어서 내가 가졌던 경험을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 다들 유익하겠단 생각이었다"면서 "'팀 차붐 플러스'를 통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지역을 넓혀가면서 아시아 축구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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