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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시인「장·콕토」탄생 100주년|불서 유작 재조명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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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랑스에서는 20세기의 첫 60여년을 살다간 천재시인「장·콕토」의 탄생 1백주년, 사후 만25년을 맞아 그가 생전에 남겼던 여러 예술분야에 대한 전인적인 발자취에 관한 새로운 평가가 행해지고 있다.
독특한 화술과 끝없는 호기심, 넘치는 젊음으로 생전의 그는 시·소설·연극·영화·저널리즘·출판·음악·회화에 걸쳐 세계적인 명작을 남긴 것이다.
그가 남긴 작품은 연극과 영화가 각기14편, 발레곡9편, 자전적 소설 9권, 시집 7권, 소설 6권, 그밖에도 1백여점의 크로키·그림·유리공예·타피스리·보석과 자수디자인작품·벽 화·모자이크·캐리커처·우표도안에 이르기까지 그가 손을 대지 않은 예술분야가 없을 정도다.
1889년 파리의 한 서민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63년 74세로 작고할 때까지 프랑스 최고훈장 레종 도뇌르를 받고, 프랑스 최고의 지성들이 모이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는 등의 영광을 누렸던 것이다.
「콕토」자신의 표현처럼 그는 5세 이후 단1분도 쉬지 않았다. 그는 20대 초반이었던 1913∼1914년, 『포토맥』이라는 장시를 난해한 그림을 곁들여 발표함으로써 아방가르드의 물결을 주도했다.
러시아 발레가 파리를 주름잡고 있던 1917년「콕토」는 전전 프랑스 최대의 공연장이었던 샤틀레 무대에서 현대무용『퍼레이드』를 선보여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때「피카소」가 무대장치와 의상을 담당했었다.
「콕토」가 영화를 만난 것은 1930년. 그가 쓰고 감독한『시인의 피』는 오늘날까지 수작으로 꼽히는데 심리분석을 토대로 한 초현실주의적 성향의 작품이었다. 『미녀와 야수』『안티고네』도 그의 작품이다.
연극『인간의 길』『악마의 기계』도 명작이다.
「콕토」의 초현대적인 작품을 「피카소」의 그림으로 장식된 무대에서 「코코·샤넬」이 만든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공연하면 관객들은 열광했던 것이다.
「콕토」는 스스로 동성연애가임을 공공연히 밝혔지만 그의 주변에는 여성들의 접근이 끊이지 않았다. 여배우「마들렌·칼리에」, 모델「리·밀러」, 여류시인「루이스·드·빌모랑」, 그리고 세계패션의 대가「코코·샤넬」….
「콕토」는 「샤넬」소유의 캡페라 별장에 자주 가서 묵으며 시작과 벽화제작에 몰두했는데 『2개의 머리를 가진 독수리』『무서운 부모들』이 이곳에서 창작된 작품이다.
「콕토」는 말년에 접어들어 전처럼 작품활동을 못하게된 상태에서도 목도리·재떨이 등을 디자인했으며 식당의 메뉴·담뱃갑·포도주 상표·냉장고도안까지 하는 등으로 샘솟는 창작의욕을 달랬다. <파리=홍성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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