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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감독 "벤치클리어링으로 흐름 내준 건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 홈런 3개에 무너졌다.

넥센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에서 1-5로 졌다. 1,2차전을 모두 내준 넥센은 벼랑 끝에 몰렸다.

5-1로 진 넥센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5-1로 진 넥센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넥센은 2회 초 SK 실책으로 선제점을 뽑았다. 2회 초 1사에서 김하성이 안타를 날렸다. 단타성 타구였지만, 우익수 한동민이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김하성이 2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자 임병욱이 적시타를 날리면서 김하성이 홈을 밟았다.

그러나 3회 초 의외의 벤치클리어링으로 SK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1사 1,2루에서 넥센 박병호가 친 타구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면서 병살타가 됐다. 그런데 1루 주자 제리 샌즈가 2루에 들어갈 때 슬라이딩을 하면서 SK 2루수 강승호가 부딪혀 넘어졌다. 이를 본 SK 유격수 김성현이 샌즈에게 다가가 항의를 했다. 김성현은 심한 손가락 욕까지 했다. 결국 양 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SK 내야수 김성현(왼쪽)이 포스 아웃된 넥센 1루 주자 샌즈와 다투다가 손으로 샌즈를 자극하는 제스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 내야수 김성현(왼쪽)이 포스 아웃된 넥센 1루 주자 샌즈와 다투다가 손으로 샌즈를 자극하는 제스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와 넥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SK와 넥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SK가 승부를 뒤집었다. 넥센 선발 에릭 해커는 3회 말 2사 주자 3루에서 김강민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5회 말 2사에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를 얻어맞고 1-2로 역전당했다. 6회 말에는 이재원에게 쐐기 투런포까지 내줬다. 결국 해커는 5와3분의1이닝 동안 2개 홈런을 포함해 6개의 안타를 내주고 4실점하고 강판됐다.

1차전과 묘하게 비슷한 상황이었다. 1차전 3회 말에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몸 쪽 높은 볼에 얼굴을 맞을 뻔한 SK 최정이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화를 내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최정이 경고를 받으면서 SK 선수들의 전투력을 상승시켰다. 이후 양 팀의 홈런 공방이 이어져 9회 초까지 8-8로 팽팽했지만, 9회 말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포로 SK가 이겼다.

2차전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는 바뀐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 끝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도저히 잡을 수 없는 타구로 보였지만, SK 우익수 한동민이 바람처럼 달려와 미끄러지면서 잡아냈다. 박병호는 '어떻게 그걸 잡지?'란 표정으로 허탈하게 웃었다. 결국 넥센은 벤치클리어링 이후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인터뷰하는 장정석 감독.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장정석 감독. [연합뉴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샌즈가 다리를 드는 상황은 없었다. 땅이 젖어있었다. 그래서 슬라이딩할 때 베이스를 지나치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무래도 샌즈가 체격이 커서 멈추지 못한 것 같다"며 "벤치 클리어링때문에 흐름이 바뀐 것은 아니다.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감독은 "하루 쉬니까 잘 준비해서 3차전에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오늘도 홈런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도 홈런을 3개나 허용했다. 그걸 막지 못한다면 또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다. 더 잘 준비해서 홈런을 안 맞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부진에 대해서는 "김민성, 박병호 등이 팀의 중심 선수다. 컨디션이 안 좋지만 앞으로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 김민성은 수비에서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이날 4타수 무안타, 김민성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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