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날아가는 낙하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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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낙하산 부대원들이 3만 피트(약 9150m) 상공에서 특수 날개를 달고 점프한 뒤 최대 200㎞까지 날아갈 수 있는 새로운 군사용 낙하산이 개발됐다고 군사잡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낙하병들이 최대 8200m 상공에서 박쥐 날개와 같은 보조기구를 단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려 기껏해야 48㎞ 정도를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첨단 공법으로 제작된 조립식 탄소섬유 날개를 달 경우 1000m 가량 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뒤, 날개가 받는 양력을 이용해 훨씬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서울 도심에 착륙하기 위해 기존에는 경기도 남부 지역 상공에서 뛰어내려야 했지만, 특수 날개를 달면 전라북도 전주 부근에서 뛰어내려도 된다는 얘기다.

이 낙하산 시스템은 수송기가 적진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도 낙하병들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군수업체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해 내년 중에는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피터 펠스테드 편집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날개는 바람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낙하병들이 100㎏의 장비를 짊어지고 뛰어내려도 40㎞는 너끈히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음이 전혀 없어 적의 레이더에 잡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잡지는 "낙하산 시스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라며 "조만간 무인 항공기처럼 소형 터보제트 엔진을 활용, 낙하병들이 훨씬 낮은 고도에서 점프해 훨씬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기술도 실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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