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희생한 분의 유해, 가족에 돌려보내는 건 국가의 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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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백마고지 인근 화살머리고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이 6.25 당시 전투에서 숨진 국군 유해를 발굴하여 수습하고 있다. [뉴스1]

25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백마고지 인근 화살머리고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이 6.25 당시 전투에서 숨진 국군 유해를 발굴하여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고 밝혔다.

26일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전하는 남북공동 유해 발굴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의 남북공동 유해발굴 현장에 다녀왔다”며 “서울에서 헬기로 35분 거리다. 최전방이 사실 가깝다”고 말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으로 군사분계선이 정해지기 전까지 양측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고지를 차지하려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 중에서도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전투는 가장 치열했고 희생자도 많았다. 임 실장은 “그 덕분에 지금의 철원평야가 우리 땅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에는 국군 전사자 유해 200여 구를 비롯한 미군, 프랑스군 등 총 300여 구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강원도 철원의 화살머리 고지 일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 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유해 발굴 사전 작업으로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지뢰와 폭발물 제거 작업을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지금까지 지뢰 16개, 불발탄, 포탄, 실탄, 야전삽까지 발굴했다.

25일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는 처음으로 국군 전사자 유해를 발견했다.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에 배속된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현재 병장)로 확인됐다.

임 실장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의무다. 잊힌 영웅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며 국민에게 또 보고드리겠다고 예고하고 영상을 마쳤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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