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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낙태에 고문까지” 美, 탈북자 영상 공개하며 北인권문제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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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셰어 아메리카에 게시한 탈북자 지현아씨 인터뷰 영상 캡처 [유튜브 캡처]

미국 국무부가 셰어 아메리카에 게시한 탈북자 지현아씨 인터뷰 영상 캡처 [유튜브 캡처]

미국 국무부가 25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고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내년 초로 거론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의 최대 약점인 인권문제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국제 종교의 날을 앞두고 미 국무부는 해외홍보 사이트인 '셰어 아메리카'(share.america.gov)에 탈북자 지현아씨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지씨는 지난 7월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씨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잔혹하게 탄압하며 70년 넘게 집권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국무부가 올린 영상에서 지씨는 종교 박해의 생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됐다. 지씨는 인터뷰에서 탈북 과정을 떠올리며 북한에서 겪었던 인권 탄압 사례를 털어놨다.

그는 "네 번의 탈북 시도가 있었고, 세 번 강제 북송당했다. 그 과정에서 처절한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면서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될 인신매매를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첫 아이를 강제 낙태 당했다"고 했다. 지씨에 따르면 당시 북한 경찰은 혼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씨에게 강제 낙태 수술을 받게 했다.

이어 지씨는 성경책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당한 경험도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식량난으로 주민 350만명이 아사할 때 중국에 쌀을 가지러 간 엄마를 통해 성경책을 처음 접했다. 그때부터 종교를 갖게 됐다"면서 "그러나 북한 보위부에 성경을 빼앗겼다. 보위부에서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갔는데, 가자마자 5시간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은 신앙의 자유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여행의 자유, 아파할 자유마저도 빼앗겼다"면서 북한에서는 여전히 인권 박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3차 유엔총회에서 추진 중인 북한인권결의안을 비난했다. 이를 두고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북한 정부에 의해 자행되는 중대한 인권 침해와 유린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 동반자 국가들과 유린의 책임 규명과 처벌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04년 이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지속적인 강력한 지지로 귀결됐다. 북한인권결의안에는 폭넓은 국제적 합의가 있다"며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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