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암살설’ 계속되자 “책임자 엄단” 성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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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실종된 뒤 살해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터키서 실종된 뒤 살해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내각은 23일(현지시간) 국무회의를 열고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책임자는 누구든 엄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내각은 국영 SPA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사우디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언론인 카슈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데 책임있는 자는 모두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내각은 또 살해 용의자를 ‘무책임하고 임무에 태만한 자’라고 규정, 카슈끄지의 사망이 왕실과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반정부 언론인 카슈끄지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기획 암살’ 의혹이 제기되자, 20일 “카슈끄지를 신문하려고 이스탄불에 급파된 정보요원들이 신문 도중 우발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사망했다”는 자체 수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발표에도 암살 배후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카슈끄지 피살 당일 사우디 요원의 전화 통화 기록 등 왕실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사우디 내각이 성명을 내기 직전 카슈끄지의 죽음이 계획된 살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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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PA통신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23일 카슈끄지의 아들(살라), 친동생(사헬) 등 유족을 리야드 야맘마 궁에서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22일 살라에게 직접 전화해 조의를 전했다. 사우디의 최고 권력자가 피해자의 유족에게 전화하는 것도 모자라 직접 만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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