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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 1356곳…아직도 '안전불감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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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진입이 불가하거나 곤란한 지역이 전국 1천356개로 드러났다. 사진은 소방차 통행로 확보 훈련 현장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연합뉴스]

소방차 진입이 불가하거나 곤란한 지역이 전국 1천356개로 드러났다. 사진은 소방차 통행로 확보 훈련 현장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연합뉴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거나 진입이 곤란한 지역이 전국 1356개로 나타났다.

화재 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쉬워 비상소화장치 확대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주승용 의원 바른미래당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자동차 진입 장애 현황'에 따르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거나 진입이 곤란한 지역이 전국 1356개소다.

이 중 주거 지역은 972개소로 전체의 70%를 차지했으며 상업지역은 298개소, 농어촌산간은 57개소였다. 총 구간 길이만 534㎞에 이른다.

소방차 진입불가 지역은 폭 2m이하 도로 또는 이동이 불가한 구간이 100m이상인 장소다. 소방차 진입곤란 지역은 폭 3m 이상 도로 중 장애물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하기 곤란한 구간이 100m이상인 장소이거나, 기타 장애물 때문에 상시 소방차 진입 및 활동이 어려운 지역이다.

지난 1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입구 소화전 앞 불법주차 차량. 소화전에는 '5m 이내 주차금지'라고 써 있지만 이를 위반한 차량으로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중앙포토]

지난 1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입구 소화전 앞 불법주차 차량. 소화전에는 '5m 이내 주차금지'라고 써 있지만 이를 위반한 차량으로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중앙포토]

지난달 20일 정인화 의원 민주평화당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차 현장 도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방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해마다 하락해 올 6월 기준 55.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전국 소방차 평균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2014년 61%, 2015년 61.9%, 2016년 58.8%, 2017년 57%였다.

소방차의 현장 도착률이 해마다 떨어지는 이유는 소방차가 출동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지 못하는 '소방차 진입곤란 진입로'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가 소방차가 원활히 진입하지 못해 초동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소방차 진입로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부터 미국·영국과 같이 소방차는 물론 소화전 앞에 세워놓은 차량은 예외 없이 옮기고 부수거나 과태료를 물려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찜질방 소화전 앞에 물건이 가득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1월 서울의 한 찜질방 소화전 앞에 물건이 가득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소방차 진입곤란·불가 지역에는 소방호스 또는 호스 릴 등을 소방용수 시설에 연결해 소방차를 대신할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상소화장치의 설치율도 저조하다.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지역은 715개소로 설치율이 52.7%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창원(31.6%)이 비상소화장치 설치율이 가장 낮았고 부산(33.1%)과 인천(41.9%)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시 강서구는 소방차 진입곤란·불가 지역이 52개소로 서울시에서 가장 많지만 비상소화장치는 이 중 26.9%인 14곳에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서울 명동의 한 빌딩에는 소화전이 크리스마스 장식과 사다리로 가로막혀 있다.[중앙포토]

지난 1월 서울 명동의 한 빌딩에는 소화전이 크리스마스 장식과 사다리로 가로막혀 있다.[중앙포토]

소방청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 등 소방활동의 방해를 제거하는 내용이 담긴 '소방기본법' 등 5개 소관 법률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구체적인 시행령·시행규칙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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