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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랭커 둘과 맞붙고 상복 터지고... '골프 기대주' 임성재의 특별했던 하루

중앙일보

입력

18일 제주도에 위치한 클럽 나인브릿지(제주)에서 열린 더 CJ컵 @ 나인브릿지 1라운드 12번홀에서 임성재가 캐디와 상의를 하고 있다. [사진 JNA GOLF]

18일 제주도에 위치한 클럽 나인브릿지(제주)에서 열린 더 CJ컵 @ 나인브릿지 1라운드 12번홀에서 임성재가 캐디와 상의를 하고 있다. [사진 JNA GOLF]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18일 제구 서귀포의 클럽 나인브릿지의 더CJ컵 기자회견장.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측은 '특별한 행사'를 하겠다면서 이날 오전부터 취재진에게 공지했다. '특별한 행사'는 2018 시즌 PGA 웹닷컴투어(2부)에서 상금왕에 오른 임성재(20)가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함께 수상한 자리였다. 임성재는 "상금 75위 안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 우승을 하고 이런 상까지 받아 기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지난 시즌 미국 무대 진출의 꿈을 안고 웹닷컴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한 시즌을 치렀던 임성재는 "시즌 초반에 성적이 잘 나와서 목표가 바뀌었다. 상금왕을 목표로 바꾼 뒤에 꾸준히 열심히 하려 했고, 집중했다"면서 "상금왕 격차가 (경쟁자들과) 좁혀질 때마다 성적이 잘 나왔다. 1등을 뺏기기 싫었다"고 말했다.

웹닷컴투어 상금왕을 통해 2018-2019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고향 제주에서 가진 PGA 투어 대회 CJ컵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 대회 첫날엔 두 세계 톱랭커 골퍼와 동반 경기를 치렀다. 세계 3위 브룩스 켑카(26), 4위 저스틴 토마스(25·이상 미국)와 함께 첫 라운드를 치른 그는 1오버파, 공동 34위로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 1언더파의 켑카, 1오버파의 토마스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9번 홀에서 시작해 한때 4오버파까지 밀렸다 후반에 타수를 만회한 임성재는 "처음엔 두 선수에게 기가 눌렸다. 그래도 마지막에 안정을 찾았고, 나름대로는 목표했던 결과가 나왔다. 만족스럽게 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 1라운드 경기에서 임성재가 10번홀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 1라운드 경기에서 임성재가 10번홀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재는 켑카, 토마스와 함께 경기를 치르면서, 둘의 장점도 배웠다. 그는 "토마스는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리더라. 특히 퍼트를 넣는 확률이 높았다. 위험한 상황이 와도 잘 집어넣고, 드롭, 페이드 등 바람이 어떻게 불더라도 탄도 조절을 잘 해 공을 쳤다. 켑카는 초반에 흔들리고도 표정 변화가 하나도 없었다. 멘털이 강했다. 또 워낙 장타자라 드라이브 티샷이 똑바로, 멀리 친 점도 배웠다"고 말했다.

고향이 제주인 임성재는 대회 전 "고향에서 치르는 대회라 더 욕심이 가는 건 사실"이라고 한 바 있다. 그래서 제주 특유의 강풍을 어떻게 이겨낼 지도 주목할 부분이었다. 임성재는 "제주에서도 첫 날 바람은 꽤 센 바람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낮게 치고, 최대한 바람 안 타게 치려고 해도 오늘은 바람이 강했다. 티샷은 정확했지만 바람이 헷갈려 아쉬웠다"고 말했다. 출전 선수 78명 중 중위권으로 시작한 임성재는 "남은 3일동안 앞바람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지 전략을 잘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시즌 첫 대회인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라 PGA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임성재는 올해 목표를 '1승'으로 잡았다. 그는 "첫 대회부터 좋은 성적이 나와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시즌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가는 게 목표다. 1승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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