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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마을] 꽃 심고 경관 정비 … 수몰로 이주한 산비탈서 '무릉도원' 일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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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농촌만들기 캠페인 분야 금상 충북 제천시 도화마을 

충북 제천시 도화마을은 마을사업을 통해 수몰로 실의에 빠져 있던 마을에서 아름답고 함께 잘사는 마을로 변모했다. 사진은 개복숭아 효소체험 축제 장면.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충북 제천시 도화마을은 마을사업을 통해 수몰로 실의에 빠져 있던 마을에서 아름답고 함께 잘사는 마을로 변모했다. 사진은 개복숭아 효소체험 축제 장면.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충북 제천시 청풍면의 도화마을은 청풍호를 비롯해 관광자원이 풍부한 농촌마을이다. 특히 복숭화꽃이 만발하면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농촌마을이 되기 전 도화마을은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미래가 없는 마을이었다. 청풍호가 생기면서 원래 마을이 수몰돼 산비탈로 이주한 뒤 마을 주민은 실의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도화마을 주민은 마을이 쇠퇴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과거에 무릉도원이라는 호칭을 듣던 아름다운 마을을 다시 만들기 위해 고민을 시작했다. 작은 마을사업에 도전하면서 수몰로 인한 상실감과 절박함으로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도화마을 주민은 먼저 악취와 파리의 온상인 퇴비 더미, 경관과 안전을 저해하는 슬레이트 창고 등을 정리하고 꽃을 심었다. 마을이 꽃 천지로 바뀌며 주민의 얼굴은 꽃처럼 피어나고 가슴속의 멍울도 하나씩 지워졌다. 마을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환경정화 및 경관가꾸기 활동은 일상이 됐다. 이런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매월 1일 열리는 마을회의에서 모든 일을 결정하고, 회의가 끝나면 어르신들의 생신잔치로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마을 행사를 기록하고 어르신들의 생신을 표시한 마을달력을 3년째 제작하고 있다. 미래의 도화마을 기록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마을의 미래 소득작물인 개복숭아를 가꾸면서 개복숭아효소체험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1200명을 넘었고 매출액은 1500만원을 상회했다. 수익금은 마을 주민에게 분배하고 있다.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공동경작의 계기가 만들어졌고, 함께 일궈낸 소득을 통해 마을 내 공동체 문화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도화마을은 친환경 유기농 생태마을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을이라는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 정선욱 도화마을 위원장은 “우리 마을은 5년 뒤에는 주민이 마을사업의 직원이 돼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부자마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놀고 잘 먹고 잘사는 그런 마을이 될 것 같다. 아름다운 마을,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문화가 풍성한 마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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