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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직 검사 에세이 『검사내전』, ‘별그대’ 제작사 드라마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직 검사가 올 초 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에세이가 TV 드라마로 제작돼 내년께 시청자를 찾을 전망이다. 2014년 배우 전지현·김수현이 출연해 최고시청률 28.1%를 기록했던 화제작 '별에서 온 그대'를 제작한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나섰다.

지난 1월 김웅 부장검사가 펴 내 #18년 '검사 생활' 좌충우돌기 인기 얻어 #"생활형 검사들 일상 알려졌으면"

18년 차 ‘생활형 검사’가 겪는 독특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검사내전』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18년 차 ‘생활형 검사’가 겪는 독특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검사내전』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법조계 안팎에 따르면 지난 1월 김웅(48·사법연수원 29기) 대검 미래기획단장(부장검사)이 펴낸『검사내전』의 드라마 제작이 최근 결정됐다. 제작업체는 HB엔터테인먼트로 지금까지 총 4회 분량의 극본이 나왔다고 한다. 특수부·공안부 소속 ‘엘리트 검사’와 상반되는 ‘생활형 형사부 검사’가 겪는 독특한 에피소드를 묶은 에세이집으로 김 단장의 18년 검사 생활이 그대로 녹여져 있다.

『검사내전』에는 당직 근무 중에 차장검사의 회식 호출을 거절한 일로 혼이 나자 “내가 술을 마셔도 차장님이 나와주시냐”고 대꾸한 일화 등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에 저항했던 사례들이 유머와 함께 소개된다. 수백억 원 규모의 어음 사기를 '귤 까먹듯 태연히 저지르는' 할머니의 사연 등 김 단장이 직접 접했던 사건도 책에 등장한다.

『검사내전』저자, 처음엔 드라마 제작 완곡히 거절

당초 김웅 단장은 드라마 제안을 받고 제작사에 완곡히 거절 의사를 전했다. 제작사 직원들이 김 단장이 근무했던 인천지검까지 찾아와 설득했지만, 그는 “검사가 자꾸 언론에 노출되면 공명심에 빠지고 사욕이 앞선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드라마 제작사 직원들은 마음이 급해졌고, 급기야 대검 대변인실을 찾아 설득 작업에 나선 끝에 승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대검 미래기획단장. [중앙포토]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대검 미래기획단장. [중앙포토]

문유석(49·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쓴『미스 함무라비』가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JTBC 드라마로 방영됐지만, 현직 검사가 쓴 글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수사 지휘 과정에서 ‘기소’라는 체크업(check-up) 절차로 일반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충실해야 한다”는 김 단장의 검찰관도 드라마에 투영될 예정이다.

"엘리트 아닌 평범한 '보통 검사' 애환 전해졌으면" 

김 단장은 현재 대검 미래기획단장으로 검찰 조직문화 개선,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실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훌륭한 책도 아닌데 계약서에 덜컥 사인했다"며 멋쩍어했다. '드라마를 통해 어떤 점이 알려졌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검찰에는 사실 고위공직자, 대기업 사주를 수사하는 엘리트 검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경찰에서 넘어온 사건 처리하느라 밤샘까지 하는 생활형 검사들이 90%가량 된다"며 "생활형 검사들의 소소한 일상 정도만 시청자들이 알아준다면 더 바랄 일이 없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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