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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알몸남, 처벌하면 안 돼” 대학교수 글 논란

중앙일보

입력

동덕여대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박모(27)씨가 범행 당일 착용한 옷가지들. [서울 종암경찰서 제공=연합뉴스]

동덕여대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박모(27)씨가 범행 당일 착용한 옷가지들. [서울 종암경찰서 제공=연합뉴스]

부산의 한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교수가 동덕여대에서 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혐의를 받는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을 처벌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이트의 심리 성적 발단 단계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성적 미성숙자이므로 처벌이 아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A 교수는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덕여대 알몸남: 미성숙의 도착적 표현’이라는 글을 통해 “남자가 여대에 들어가 복도에서 옷을 벗고 자위행위를 한다. 자위는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삼는 성행위”라며 “이것이 시민들이 모두 분노할 만큼 나쁜 일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 네이버 블로그]

[사진 네이버 블로그]

그렇지 않다고 답한 A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빤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자기 성애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인간의 최초 성행위”라며 “최초의 성적 대상은 바로 자신의 신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춘기에 들어가면서 인간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인간을 성적 대상으로 삼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성생활이 발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며 “동덕여대 알몸남은 그런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덕여대 알몸남은 범인이 아니라 성적 미성숙자다. 이런 사람은 가르치거나 치료해야지 처벌해서는 안 된다. 미성년자에게 법은 관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A 교수는 지난 2월 프로이트에 관한 전문 서적을 발간했다. 해당 책의 저자 소개에 따르면 A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미학, 정치철학, 삶의 철학을 연구했다. 현재 부산의 한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발가벗은 채 음란행위 하는 모습을 찍고, 같은 날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린 혐의를 받는 박모(27)씨는 경찰에 “음란행위를 직접 촬영하고 게시하면서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됐으며 자격증 갱신 교육을 받으러 동덕여대에 갔다가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 요구가 생겼다”고 진술했다.

박씨의 트위터 계정에는 동덕여대뿐 아니라 건국대와 서울의 모 중학교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 게재됐으며 경찰은 박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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