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흑인 소년이 만졌다?…백인 여성 성추행 사건의 전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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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백인 여성이 흑인 남자 아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소란을 피워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당시 슈퍼마켓 CCTV 확인 결과 여성의 엉덩이를 스친 것은 남자 아이의 백팩이었다. 영상카운터 쪽으로 몸을 숙인 백인여성(왼쪽)과 아이가 지나간 뒤 아이를 불러 세우는 여성(오른쪽) [영국 데일리메일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뉴욕에서 백인 여성이 흑인 남자 아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소란을 피워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당시 슈퍼마켓 CCTV 확인 결과 여성의 엉덩이를 스친 것은 남자 아이의 백팩이었다. 영상카운터 쪽으로 몸을 숙인 백인여성(왼쪽)과 아이가 지나간 뒤 아이를 불러 세우는 여성(오른쪽) [영국 데일리메일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뉴욕에서 백인 여성이 흑인 남자아이를 성추행범으로 고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여성은 아이가 한 슈퍼마켓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지만, CCTV 확인 결과 범인은 아이가 멘 큰 백팩인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뉴욕에 사는 테레사 클라인(53)은 브루클린의 한 작은 슈퍼마켓에서 자신이 흑인 남자아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소란을 피웠다. 보도에 따르면 클라인은 911에 전화를 걸어 "당장 경찰을 불러달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여성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클라인은 "어린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화를 냈다.

이 사건은 당시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뉴욕 시민들에 의해 영상으로 녹화됐고,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에는 클라인이 슈퍼마켓 앞에서 911과 전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클라인이 성추행범이라고 지목한 흑인 남자아이는 클라인 옆에서 억울해하며 울먹이고 있다. 흑인 남자아이의 엄마와 동생 역시 옆에서 난감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조사 결과 클라인의 엉덩이를 스친 것은 소년이 메고 있던 큰 백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슈퍼마켓 안에 설치된 CCTV를 보면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찍혔다. 클라인이 계산대에 몸을 숙이고 있을 때 소년이 지나갔고, 이 과정에서 소년이 메고 있던 백팩이 클라인의 엉덩이를 스친 것으로 확인됐다.

클라인은 자신이 오해한 것으로 밝혀지자 "아이의 이름은 모르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클라인이 소년을 의심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흑인에게 적대감을 갖고 의심부터 하는 일부 백인의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미국 네티즌 역시 페이스북 영상 댓글을 통해 클라인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클라인은 현지 언론 WNYW를 통해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소년의 엄마가 공격적으로 위협했기 때문에 911에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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