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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풍력 발전 거센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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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미국의 풍력발전 산업이 호황을 맞았다. 고유가를 계기로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미 부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촉매가 되고 있다. 여기에 기술 발달로 풍력발전의 비용이 크게 낮아진 것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 풍력에너지협회(AWEA)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투자는 40억 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30%나 증가한 액수다. 발전량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300만㎾ 늘어난 약 1200만㎾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특히 텍사스주에서 미국 최대의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투자액만 10억 달러가 넘는다. 멕시코만의 1만6000㏊에 100개가 넘는 풍력 터빈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50만㎾, 20만5000가구 분의 발전량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전남 신안군에 건설을 추진하는 풍력발전단지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가 소유한 전력업체 미드아메리칸에너지도 아이오와주의 풍력발전량을 두 배로 늘렸다. 미드아메리칸에너지는 발전원을 다양화해 석유 및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해외 기업의 미국 내 투자도 활발하다. 아일랜드의 대형 발전업체인 에어트리시티는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60만㎾급 발전설비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마을 주민이 직접 투자해 소규모 풍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영을 잘해 이익을 올리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발전소 운영에 주민들이 참여하다 보니 지역의 결속력을 도모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명시한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클린 에너지'인 풍력발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동북부 아키타(秋田)현에는 올 봄 주민들이 출자한 두 개의 풍력발전기가 추가로 설치됐다. 2003년 3월에 가동되기 시작한 첫 번째 풍력발전기의 경우 총사업비 3억4000만 엔 중 1억1000만 엔을 아키타현 주민들이 투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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