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동결"로 대학 몸살|「주5일 근무제」 등 비상대책마련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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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이후 학생들의 「등록금 동결투쟁」이 거세게 이는 바람에 대부분 대학이 새학기 개학을 한 달여 앞두고도 새해예산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채 등록금 동결에 대비, 새학기 교수채용규모 축소를 검토하는 등 비상대책마련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들의 집단압력으로 지난해 이미 23개 사립대가재학생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고 나머지 대학들도 동결 또는 소폭 인상에 그칠 전망이어서 사립대학들은 신규사업은 커녕 경상비 지출조차 어려운 처지 에 빠져 장기적으로 대학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일부대학들은 경비절감을 위한 주5일 근무제 실시를 검토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은 신규교원임용을 줄이고 교직원봉급을 동결하는 등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재정난은 심각한 주름살로 번지고 있다.
◇동결몸살=연대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금 동결과 재단전입금·정부보조금 확대를 요구하며 총장비서실을 점거하는 등 시외·농성을 벌여왔다.
연대 측은 『전임교수 신규채용 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시급한 10개항의 당면과제에는 작년 4백여억 원보다 90여억 원이 더 필요해 10∼12%의 등록금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수준 (7.2%) 을 유지한다해도 추가 확보되는 재원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추가비용 25억 원에도 못 미쳐 결국 신규교원 채용이나 시설개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고대도 비슷한 사정으로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인상하더라도 현재 진행중인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신축공사 등 신규투자는 중단해야할 실정이라고 밝혔다.
고대 측은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자료를 교수·학생들에게 배포해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상대책=단국대는 재학생의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인 70만∼80만원으로 동결하는 바람에 교직원의 봉급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결정했으며 신규교원 임용도 당초 15명 예정에서 5∼6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실정에서 단국대·동국대·건국대 등은 학교 경상비를 절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5일 근무제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는 도서관·연구실·학교본부의 최소 기능을 제외하고는 토요일 근무를 줄여 전기·전화비·난방비를 절약한다는 것이다.
또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은 동문·학부모 등으로 후원회를 구성, 재원 확보 대책에 부심하고 있으며 연대 등은 기부금 입학제 도입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각 대학은 새학기 개강을 전후하여 등록금 동결과 관련한 등록 거부, 신입생 등록금 환불요구 등 심각한 학내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대 김기영 기획실장은 『현재와 같은 여건에서는 당장 시급한 경상비 지출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결국 신규투자가 불가능해져 교육의 질적인 저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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