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바바로" 3000만 달러 경주마 부상에 미 전역이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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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바바로가 부상을 입기 전인 15일 미국 매릴랜드주 페어힐 경주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아래사진은 바바로의 부러진 다리에 철심을 박아 수술한 뒤 찍은 X선 사진. [페어힐 AP=연합뉴스]

요즘 상당수 미국인의 관심이 말 한 마리의 운명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보통 말이 아니다. 최고의 경주마로 이름을 날리다 경기 도중 뒷다리가 부러진 콜트종 경주마 '바바로'가 주인공이다. 몸값이 3000만 달러(약 283억원)나 되는 이 말은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미국 최고의 경마대회로 꼽히는 켄터키 더비 대회에서 올해 우승한 것을 비롯, 부상 전까지 6주 연속 참가한 모든 대회를 휩쓸었다. 미 언론들은 바바로를 "1978년 이후 근 30년 만에 미국 3대 경마대회를 모두 석권할 최고의 명마"라고 칭송했다.

그런 바바로에 최악의 상황이 닥친 건 20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서 열렸던 프리크네스 스테이크스 대회에서다. 출발선을 박차고 나간 바바로는 갑자기 오른쪽 뒷다리를 심하게 절기 시작,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즉각 인근 펜실베이니아대 수의과 병원에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뒷다리의 세 군데가 심하게 부러진 것으로 판명됐다. 다리가 부러진 말은 더 이상 달릴 수 없기 때문에 부상 확인 즉시 현장에서 안락사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마주인 로이 잭슨 부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21일 대수술을 받게 했다. 바바로를 사랑하는 팬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수의과 병원 측에선 8명으로 이뤄진 수술팀이 나서 5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부러진 다리에 쇠막대를 대고 20여 개의 철심을 삽입했다. 병원 측은 "바바로가 생존할 확률은 50%밖에 안 된다"고 밝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자 미 전역에서 경마팬의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팬들은 "힘내, 바바로"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수의과 병원 벽에 걸었으며 꽃다발.선물 등을 앞다퉈 보내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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