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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4% “북, 핵 포기 땐 주한미군 일부 철수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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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국민의 77%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미 수교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핵 포기 시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를 지지한다는 응답도 54%에 달했다. 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시카고 카운슬)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연례 미국인 외교정책 여론조사’ 결과다.

시카고 카운슬 여론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카고 카운슬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합의에 도달할 경우 북·미 간 공식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질문에 77%가 지지한다, 18%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핵 포기 시 미국이 경제·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에도 미국인의 54%는 지지한다고 밝혔고, 41%는 반대였다.

같은 조건에서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물음엔 과반인 54%가 지지, 41%가 반대했다. 지지한다는 의견은 공화당 지지자가 82%로 민주당 지지자(75%)보다 많았다. 반면에 주한미군 전면 철수엔 미 국민의 7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연합훈련 취소에 대해서도 반대가 51%로 찬성(44%)보다 우세했다. 북한의 핵 포기 시 주한미군 일부 철수에 대한 찬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담 의제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일정 시점에선 주한미군 장병들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길 바란다”고 한 바 있다.

북한 위협에 대한 불안감은 줄어들었다. 북핵을 미국에 대한 중대 위협(critical threat)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미 국민은 2017년 75%→2018년 59%로 떨어졌다. 북핵이 중대 위협이란 인식은 2015년 55%→2016년 60%→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성공했던 2017년엔 75%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인의 대북 인식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 카운슬은 “6ㆍ12 싱가포르 합의 이후 북·미 간 긴장 완화가 미 여론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국민은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보다 강력한 경제제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7%가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더 가혹한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핵 시설 공습에 대한 찬성은 37%였고, 김정은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미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25%였다.

올해 시카고 카운슬 여론조사는 GfK 커스텀 리서치(GfK Custom Research)에 의뢰해 7월 12일부터 31일까지 미 50개 주 18세 이상 성인 20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2.37%포인트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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