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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 세계도약 계기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츨판계에 「서울국제도서전시회」신설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제도서전은 선·후진국을 포함, 세계 30여개국에서 해마다 열려 자국문화홍보의 첨병역을 맡고 있다.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도서발행량을 보유한 우리 나라가 올림픽까지 치른 마당에 변변한 국제도서전 하나 없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게 출판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지난 87년 우리 나라도 세계저작권협약에 가입, 국제출판 질서에 떳떳이 편입했으므로 우리만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도서전을 마련하면 세계출판시장에서 우리 나라의 지위를 한층 격상시킬 수 있는 호기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출판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인 서독프랑크푸르트도서 전을 비롯, 이 볼로냐 아동 도서전·일본 동경 도서전 등에 꾸준히 참가해왔으나 그 성과는 그리 크게 평가할 만 것이 못 되었다는 중평을 받고 있다.
특히 편집·인쇄·제본·디자인 등에 관한 첨단출판 정보의 습득과 아울러 도서의 저작권계약이나 수출·입 상담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한편 책을 통한 각국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국제도서전에 우리 나라는 지금껏 일부 「여유 있는」출판사가 반 외유형식을 띠고 다녀온 게 사실이었다. 대다수의 영세한 군소 출판사는 가볼래야 돈이 없어 못 갔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신설되면 바로 이 군소 출판사의 정보욕구를 일거에 해소시켜 줄 수 있다.
또 지난해 금성출판사가『애니메이션 세계명작』판권을 유럽 지역에 수출한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우리 나라 출판수준에 대한 세계의 인식이 좋은 쪽으로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활짝 꽃피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출판계일각에서는 서울전에서 적지 않은 도서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서울전의 신설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춘활 도서출판 예림당 대표는 『소위 후진국에서도 자국홍보를 겸해 국제도서전을 개최하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에 국제도서전이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서울국제도서전 신설을 위해 현재 여러 가지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권병일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도 『그 동안 타 분야에서 치른 각종 국제 전시회의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상태이므로 당장 도서전을 치러도 운영에는 큰애로가 없을 것』이라며 『국제도서전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높아진 것을 감안, 올해 안으로 출협 산하에「서울국제도서전 신설추진 실무위」같은 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권회장은 『출판계는 이에 발맞춰 불·독·스페인어 등 해외에서 널리 쓰이는 언어로 된 번역본의 발행에 힘쓰고 정부는 자금융통 등 적극적 권장책을 써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국제도서전시회 개최 국은 60년대에는 3개국에 불과하던 것이 도서전 개최에 따른 여러 이득이 알려지며 현재는 30여개국에서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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