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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억원 들여 미술작품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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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데미언 허스트(40.사진)가 800만~1000만 파운드(약 178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세계 최고가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영국 일요판 신문 옵서버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백금 틀에 다이아몬드 8500개를 박아 실물 크기의 인간 두개골을 형상화한 이 작품에는 '신의 사랑을 위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마에는 300만~500만 파운드를 호가하는 5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힌다. 허스트는 "작품에 들어갈 다이아몬드를 서서히 사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런던 본드 스트리스트의 보석상 벤틀리 앤드 스키너와 공동 작업으로 제작된다.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감안해 볼 때 작품의 판매가는 최고 5000만 파운드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옵서버지는 전망했다.

전문지 '아트 리뷰'가 현대 미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꼽은 허스트는 상어.소 같은 죽은 동물을 수족관에 넣은 작품으로 명성을 얻어왔다. 그는 이번 작품 제작과정에 대해 "피투성이의 거대한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수조에 넣는 것보다는 훨씬 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죽음이여 사라져라'라고 외침으로써 나는 그저 생명을 축하한다"고 작품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 죽음의 상징인 두개골을 사치와 욕망, 데카당스(퇴폐)의 궁극적 상징인 다이아몬드로 덮어버리는 것보다 이것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은 내년 7월 런던 웨스트엔드의 '화이트 큐브 3'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허스트 개인전의 최대 화제작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고가 제작비가 들어가는 만큼 보안문제도 관심거리다. 전시장인 미술관은 국제공항에 버금가는 삼엄한 보안경비가 갖춰지고 이 작품 역시 거액의 보험에 들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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