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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도 안돼 초강력 태풍 일본 열도 또 직격,밤새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월 4일 간사이(關西)공항을 멈춰세웠던 21호 태풍 제비 피해로부터 한 달이 채 안돼 초강력 태풍 24호 짜미가 일본 열도를 다시 직격했다.

태풍 24호 짜미 오키나와~서일본~동일본 3일동안 종단 #오후 11시 현재 실종 1명 부상 80여명으로 집계 #가고시마에선 강풍에 11m 높이 등대가 뽑히기도 #또 침수될라, 간사이 공항 19시간동안 선제적으로 폐쇄 #1시간에 120mm "50년만의 폭우",파도도 10m 넘어 #

오키나와의 항구에 정박하려는 배가 바람의 영향으로 기울었다. [AP=연합뉴스]

오키나와의 항구에 정박하려는 배가 바람의 영향으로 기울었다. [AP=연합뉴스]

지난 주말 오키나와를 강타한 태풍 24호는 30일 오전 11시쯤 규슈(九州)지방의 미야자키(宮崎)현 남부 동남동 방향 50km 부근 해상을 통과했고, 이날 저녁부터 밤늦게까지에 걸쳐 시코쿠(四國)와 긴키(近畿)지방 등 서일본 지방에 상처를 입혔다. 서일본 지방은 지난 7월 폭우와 9월 초 태풍에 이어 하루가 멀다 하고 초대형 재해에 노출된 셈이다.

짜미는 1일 새벽부터는 도쿄와 간토(關東)지방이 포함된 동일본과 북일본 각지에 기록적인 강풍과 강수 피해를 입힐 전망이다. 태풍 피해가 주로 밤 사이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보속에 수도권 주민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밤을 보냈다.
 무엇보다 강풍이 무시무시했다.가고시마(鹿兒島)현에선 높이 11m등대가 강풍에 뽑혀 나가기도 했다. 
 가고시마 일부지역에선 9월4일 간사이 공항을 직격했던 21호 태풍 때의 순간 최대 풍속(초속 58.1m)에 필적하는 초속 54.6m가 관측됐다.

24호 태풍이 강타한 가고시마에서 한 여성이 돌풍을 뚫고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24호 태풍이 강타한 가고시마에서 한 여성이 돌풍을 뚫고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코쿠와 긴키ㆍ도카이(東海)지방 일부 지역에선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60m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우피해도 컸다. 30일 오전 가고시마와 미야자키 일부 지역에선 한 시간 동안 무려 120mm의 ‘5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폭우가 내렸다. 서일본지역엔 1일까지 최고 500mm, 도쿄 등 간토지방엔 350mm의 강수량이 예상됐다.

태풍 24호의 영향으로 침수된 오키나와. [로이터=연합뉴스]

태풍 24호의 영향으로 침수된 오키나와.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높은 파도로 인한 침수 피해 가능성도 경계했다.
특히 규슈 남부와 시코쿠, 긴키·도카이 지방 해안에는 13m이상의 높은 파도가 예상됐다.
NHK는 “지난 1959년 이세만을 범람시켜 50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던 태풍 ‘베라’(일본에선 이세만태풍)에 필적할만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30일 오후 11시 현재 이미 규슈와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실종 1명,부상 80여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오키나와에선 21만 2000여세대, 가고시마에선 10만 세대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규슈 가고시마에서 보행자들이 강풍속에서 어렵게 짐을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규슈 가고시마에서 보행자들이 강풍속에서 어렵게 짐을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일본지역은 9월 초 태풍 제비 때의 대대적인 침수 피해를 상기하며 엄중한 경계 태세에 나섰다.

9월 4일 21호 태풍 제비 피해로 침수됐을 당시의 간사이 공항의 모습. [AP=연합뉴스]

9월 4일 21호 태풍 제비 피해로 침수됐을 당시의 간사이 공항의 모습. [AP=연합뉴스]

간사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2개의 활주로 모두를 선제적으로 폐쇄했다.
활주로 폐쇄 조치는 1일 오전 6시까지 19시간 동안 이어진다. NHK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30일 일본 내에서 이미 결항됐거나 결항이 결정된 국내선 항공기는 1126편에 이른다.

신칸센은 태풍의 영향으로 넓은 지역에서 정지되거나 지연 운행됐다.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는 오후 8시부터 JR 전철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하늘길과 철길이 막히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본의 교통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평소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오사카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도 영업을 포기했고, 간사이 지역 백화점들도 영업을 잇따라 중단했다.

또 도쿄의 대형 상점과 주요 백화점들도 오후 6시까지로 단축 영업을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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