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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간질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사람의 타고난 수명은 약 1백20세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63세, 여자가 69세로 천수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일본여성의 평균수명도 80세로 아직도 천수에 40세나 미달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현재 우리 인간은 사고나 질병에 의해서 주어진 수명 전에 죽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장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선 현재 우리 나라에서 흔한 사망 질환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들을 적절히 피해(예방과 치료) 나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80년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 분석결과를 보면 간경변 및 간암이 전체의 약 9%로 뇌혈관질환의 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특히 40대 남자의 사망원인 중에는 간경변 및 간암이 약 2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서구국가에 비해 우리 나라에 특징적으로 높은 사망원인인 급만성간질환을 적절히 예방·치료해 나가는 것이 장수를 위한 첫걸음이라 하겠다.
일반적으로 질병에 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있는 의사들의 평균수명이 일반인에 비하여 길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의사들이 고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하에서 생활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으나 이것보다는 오히려 알고있는 많은 의학지식을 자기자신을 돌보는데 이용하는 실천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걸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장수의 비결은 신비한 힘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알려지고 과학적으로 확인된 의학지식을 토대로 사망원인이 되는 사고와 질병을 피해 나가려는 실천 노력뿐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 B형 간염에 의한 만성간질환이 주요사망원인임이 밝혀지면서 B형 급만성 간염을 비롯하여 간경변증·간암의 예방과 치료에 지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우리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가를 알아보자. 우리 나라 전 인구의 약 10%인 4백만명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며, 이들 중 약 50%인 2백만명은 실제로 만성 간염 내지는 간경변증 환자다.
또 이들 만성 간질환자 중 약 50%가 간질환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측되어 현존인구 중 약 1백만명이 B형 만성 간질환으로 천수 전에 인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이처럼 주요사망원인의 하나인 간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의학적 상식과 지식을 안내해서 이들 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함으로써 장수를 위한 실천노력을 할 수 없었던 독자여러분께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이효석<서울대 의대교수·내과>

<필자양력>
▲서울출생(50년) ▲서울대 의대졸업(74년, 동 대학의부·82년) ▲서울대 의대조교수(84년∼현재) ▲미국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의대간 연구소에서 연구(85∼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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