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고 온 것들을 바탕으로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특별수행단, 일정마치고 서울 도착
20일 평양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뒤 버스로 갈아탄 최 회장은 오후 8시 30분쯤 서울 중구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같은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린 최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여러 가지를 보고 왔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양묘장을 봤고, 학교들도 봤다”며 “그 안에서 상당히 많은 기회도 있을 수 있고, 어찌 보면 하나도 없는 백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보고 온 것과 듣고 온 얘기들이 있으니까 소화를 잘해야 한다.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별수행단은 조금 지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기업 총수 중 가장 먼저 버스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 역시 개인 차로 이동하는 동안 내내 웃음을 띤 표정이었다. 그러나 소감이나 북한 측 인사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등을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공항에 도착한 뒤 남북 간 경협에 대해 “시간이 아직 더 있어야 한다”며 “이번엔 그쪽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간 것이고, 현재 서로 간에 (경협) 이야기를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이른 단계다”고 말했다.
또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회사를 통해 방북 소회를 밝혔다. 현 회장은 “7년 만에 찾은 평양은 몰라볼 정도로 변했지만,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서 감격스럽고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추진을 언급할 때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