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저승사자' EU 경쟁 위원, 아마존도 조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EPA=연합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EPA=연합뉴스]

 아마존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업 모델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조사에 착수했다. 상품 거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최대 규모 과징금 부과했던 베스타게르 집행위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아마존 예비조사 발표 #외부 판매자 거래 데이터로 이득 봤나 살필 듯 #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아마존이 외부 판매자에게 자사 웹사이트에서 영업하도록 하면서 직접 판매도 하는 두 가지 역할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존이 모든 거래와 판매자들로부터 수집하는 정보로 경쟁 우위를 얻는 게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초기 예비조사일 뿐 정식 조사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파는 외부 사업자는 아마존의 주문, 결제, 광고 서비스 등을 골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올리면서 판매 물품을 다양화하는 효과도 누린다. 외부 판매자에겐 일정한 비용으로 손쉽게 온라인 상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외부 판매자가 아마존에서 파는 상품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EU의 경우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50억 유로가 넘는 수출을 했다고 아마존은 밝혔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미국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강력한 조사를 진행하는 '저승사자' 역할을 맡아 국제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는 모바일 운영체계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했다며 구글에 43억 유로(약 5조6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플에는 아일랜드가 부적절한 세금 혜택을 줬다며 130억 유로(약 17조원)의 법인세를 아일랜드에 납부하라고 했다.

아마존 로고 [AP=연합뉴스]

아마존 로고 [AP=연합뉴스]

 EU 조사관들은 아마존과 거래하는 외부 판매자들에게 조사를 위한 질문지를 배포했다. 아마존이 확보한 자료를 이용해 직접 판매에서 부당한 이득을 얻었는지가 주된 조사 내용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U 측이 정식 조사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아마존과 경쟁하는 이들의 탄원 없이 시작돼 이례적이라고 FT는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번 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러 영역에서 다수 경쟁자와 겨루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매출은 전체 사업 규모에서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불공정 경쟁에 대한 의혹을 일축해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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