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 북한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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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북한방문 신청서를 30일 상공부에 제출했다.
정 회장은 상공부 고위 당국자에게 29일 오후 전화로 『북한방문 신청서를 30일 중으로 제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 회장의 북한방문 신청은 지난 l5일 정부가 남북한 경제인 교류에 대한 허용원칙을 발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 회장의 북한방문 교섭은 최근 중국을 다녀온 정회장의 측근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러졌는데 남북한 정책당국자간에 정회장의 북한방문에 대해 사전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정 회장을 초청한 것은 현대그룹이 국내 최대그룹 중 하나인데다 정 회장이 이북출신 기업인인 점을 감안, 남북경제인 교류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상공부당국자는 말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북한방문은 빠르면 내년 1월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그룹은 정 회장이 1월 6일 출국, 일본을 거쳐 소련방문 길에 오른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소련 방문 중, 혹은 귀로에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 회장은 소련에 1주일간 머무르며 소련 당국자들과 시베리아 개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방문기간 중 북한의 금강산개발 계획 등 경제개발계획에 우리측의 참여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북한방문 설은 그간 증시 등을 통해 꾸준히 나돌았으며 최근 구자경 전경련 회장이 이를 기자들에게 공식 확인했었으나 현대 측은 정회장의 고향이 금강산과 가까운 강원도 통천이란 사실 때문에 와전된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었다.
경제인의 북한방문은 방문 3주전에 상공부에 신청해야하며 신청이 접수되면 당국이 이를 심사, 허용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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