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솔직한 ‘고백’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열악한 북한의 현실을 철저히 감추려 했던 과거 북한의 통치자들과 달리, 치부를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 부부와의 환담 중 김 위원장은 북한의 부족한 점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지난번 5월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지역에 오셨는데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좋지 않아서) 영접을 제대로 못 했는데, 늘 가슴에 걸렸습니다”라며 “그래서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세상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데,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우리 숙소는 초라합니다”라며“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지만, 최대한 성의와 마음을 보인 숙소이고 일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에도 김 위원장은 거침없이 북한의 교통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측의 발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으로 가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때 고속 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민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같다”고도 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선 자신감 때문에 가능한 파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자신감에 기반한 솔직함을 통해 더 대범하고 대담한 지도자로 보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공동취재단,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