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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돈스코이 투자사기’ 24억원 출금 동결…21명 출국금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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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모형. [뉴스1]

돈스코이호 모형. [뉴스1]

경찰이 신일그룹 사무실과 임직원 거주지를 압수수색해 9명의 계좌에 입금된 24억원을 동결하고 관련자 21명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일그룹 관계자 9명의 명의로 된 총 15개의 계좌를 동결했고, 현재까지 21명을 출국 금지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에 확인된 피해자는 총 2300여명, 피해 금액은 90억원이다.

경찰은 금융사의 협조를 얻어 이들 15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조치했고, 이렇게 묶인 액수는 총 24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향후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이 돈을 국고로 환수할 방침이다. 이는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돈스코이 투자사기 금액 90억원의 3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다.

아울러 경찰은 신일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거나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 등을 포함해 관계자 21명을 출국 금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하면 150조원 상당의 보물을 얻을 수 있다며 수십억원대 투자금을 모았던 신일그룹의 홍보는 허위로 밝혀졌다.

신일그룹은 애초부터 돈스코이호 인양 능력과 의지가 없었고, 100배 수익으로 돌려주겠다며 발행한 ‘신일골드코인’(SGC)도 기술적 근거가 없는 단순 포인트에 불과하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또 지난 6월 1일 설립된 신일그룹은 인양사업 경력이 없었고, 인양에 필요한 자본도 투자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양업체와 체결한 계약 내용에도 선체 인양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일그룹의 사기 혐의점을 포착한 경찰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류씨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한편 신일그룹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관련자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류씨를 검거하기 위해 현지 공안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씨에게는 인터폴(국제사법경찰기구)의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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