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넘버2 전쟁' … "TV포털 개시" 2등은 더 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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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2위인 하나로텔레콤과 지난해 9월 시장에 뛰어든 LG그룹 계열 파워콤이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은 물론이고 언론 노출 경쟁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18일 두 회사는 각각 아침(하나로텔레콤)과 점심(파워콤) 시간대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애초 파워콤이 오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하나로텔레콤은 긴급히 조찬 간담회를 마련해 맞불을 놓았다. 두 회사 최고 경영자(CEO)는 간담회에서 기 싸움을 벌였다.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대표는 18일 "통.방송 융합 서비스로 파워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점유율은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0월 30.4%였던 시장점유율은 올 3월 28.7%로 떨어졌다. 후발주자인 파워콤과 케이블 TV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벌이는 탓이다.

박 사장도 대안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패키지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박 대표는 하나로텔레콤이 7월부터 'TV포털'로 변신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 회선으로 연결된 셋톱박스로 동영상 콘텐트를 주문형비디오(VOD)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서비스 기본료는 9000원, 셋톱박스 임대료는 3000원이다. 이 회사 인터넷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는 TV포털 이용 요금을 30~40% 할인해준다.

하나로는 올해 초당 100메가 비트로 정보 전송이 가능한 광(光)랜 설치에 3300억원을 쓰는 등 설비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박 사장은 "TV서비스를 시작으로 하나로는 통신기업에서 미디어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로텔레콤이 이달 초 4억6000만 주였던 주식을 절반으로 줄인 것에 대해 "1조원 상당의 누적 적자를 털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분간 회사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고 지금 회사를 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감자로 중단되었다가 19일부터 재개되는 주식거래를 앞두고 기대감도 보였다. 그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온 만큼 주가도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열심히 해서 올해 흑자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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