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회고록 『핏빛 노을』 중국서 선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966년 문화혁명이 중국대륙을 휩쓸 당시 혁명의 전위역을 맡았던 어느 홍위병의 회고록이 배경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 『핏빛 노을』이라는 제목의 이 회고록은 지난 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5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저자「라오류」는 혁명당시 중학생의 신분으로 홍위군에 가담, 「모택동의 부름」에 따라 유명한 소설가였던 어머니를 반동분자라 하고 대중 앞에서 서슴없이 매도했던 열성분자였다.
또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하기도 했으며, 내몽고에 들어가 노동으로부터의 행복을 추구키 위해 광활한 땅의 초지개간작업에 참여하기도 한 1급의 「혁명전사」였다.
그러나 그는 그의 순수한 열정으로 군부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다가 오히려 반혁명분자로 몰리면서 그후 8년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갖은 차별을 겪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민주화 바람에 힘입어 복권, 현재 문학전문지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핏빛 노을』에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야 했던 저자의 개인적 체험과 당시 젊은 지식인들의 모습들이 선명히 기록돼 있다.
차가운 시선으로 혁명이라는 광기의 현상을 직설적인 문장으로 써 내려간 『핏빛 노을』은 문학혁명의 실패를 직시한 작품으로서는 최초의 것이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