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요즘 편의점 … '생활'을 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직장생활을 하는 주부 김소영(30.서울 은평구 신사동)씨는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간식거리를 사는 것은 물론 퇴근하며 영화 DVD를 빌려 본 후 다음날 출근길에 반납한다. 택배서비스를 이용해 서류를 보내기도 한다. 김씨는 "편의점이 24시간 문을 열어 회사일로 은행 업무시간 중에 내지 못한 공과금을 낸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생활서비스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편리함을 팔아요=편의점들이 제공하는 생활 서비스는 40여 가지에 달한다. ATM기기를 통한 은행업무, 사진 인화, 택배 서비스에서 영화표 판매, 보험상품 판매, DVD 대여, 우편 대행 서비스 등 다양하다. GS25는 4월부터 영화사 CGV와 손잡고 전국의 편의점에서 영화표를 팔고 있다. 신용카드나 이동통신사 카드 등을 활용하면 싸게 영화표를 살 수 있다. 서울 광화문우체국과 북인천우체국 안에 있는 편의점은 24시간 우편서비스를 한다. 우체국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외에 발생하는 소포물과 등기우편물을 우체국 대신 처리하는 것이다. 영화 DVD 대여도 최근 편의점들이 하는 서비스다. 편의점에 200~400개 정도의 DVD타이틀을 갖춰놓고 2박3일에 2000원 정도를 받고 빌려주고 있다. 토지나 임야대장, 건축물 대장 등 부동산 관련 서류나 주민등록 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떼주는 편의점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건을 편의점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있다. 특정 편의점과 제휴한 온라인 쇼핑몰(인터파크.핫트랙.알라딘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구매자의 주소를 입력하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편의점이 표시된다. 이 밖에 꽃배달, 복사, 휴대전화 충전 등의 서비스를 하는 편의점도 있다.

◆수퍼 기능 강화한 편의점=GS25는 이달 초 서울 신림동에 이른바 '수퍼형 편의점'을 열었다. 매장의 3분 1가량을 신선식품 코너로 꾸며 1800여 개의 일반 상품 외에 감자.토마토.참외와 같은 야채.과일, 쌀 등을 판다. 올 하반기에는 과일.채소류뿐 아니라 반찬, 포장육 등도 팔 계획이다. 공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판매품 가격도 수퍼마켓과 경쟁하기 위해 기존 편의점보다 10~20% 정도 낮췄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이런 '수퍼형 편의점'을 연내 10개, 내년에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는 이르면 올해 안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에 대형 편의점을 열 계획이다. GS25비식품팀 김경환 차장은 "고객들이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물건도 많이 사가 매출도 늘고 있다"며 "앞으로 서비스 영역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편의점은 9085개다. 11월께 1만 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