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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직원 부정채용, 대학원생 장학금 갈취,박사학위 논문 대필…비리로 얼룩진 동아대 태권도학과

중앙일보

입력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압수수색하는 경찰. [사진 부산경찰청]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압수수색하는 경찰. [사진 부산경찰청]

교수·직원 부정채용, 대학원생 장학금 갈취, 박사학위 논문심사 대가  금품수수, 학부생 상습폭행, 박사학위 논문 대필…. 최근 경찰수사로 잇따라 드러난 부산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등의 비리 혐의다.

부산경찰청, 대학교수 부정채용 등 혐의 2명 구속,13명 불구속 #대필한 논문으로 박사학위 부정 취득케한 교수 등 6명도 적발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교수·직원 부정채용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동아대 태권도학과 A(42) 교수와 B(46) 전 교수를 구속하고, 논문 심사 과정 등에서 금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교수·직원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교수와 B 전 교수는 2012년 10월 태권도학과 교수채용 과정에서 C씨(39)를 선발하기 위해 C씨의 논문실적을 부풀리고 C씨의 경쟁자에게 포기를 강요하고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 입건된 D(52) 교수는 교수채용 때 면접위원으로 들어가 C씨에게 정성평가 점수를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교수로 채용됐다.

경찰은 “C씨는 B 전 교수의 후배”라며 “B 교수의 부탁으로 다른 교수들이 부정채용에 가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압수수색하고 나오는 경찰.[사진 부산경찰청]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압수수색하고 나오는 경찰.[사진 부산경찰청]

또 대학 직원 F씨(54) 등 3명은 2010년부터 5월까지 대학원생과 운동부 감독을 상대로 계약유지 명목으로 금품을 빼앗고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교수, B 전 교수, C 교수, 대학 직원 F씨 등 4명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 대가로 편당 200만~300만원을 받고 각종 대회의 찬조금 명목으로 돈을 받는 등 학생들로부터 모두 7000만원 상당을 갈취했다”고 밝혔다.

대학 사무처장(57)과 교수 J씨(59)와  K씨(51), 교직원 L씨(51) 등 7명은 지난해 7월 전담직원 채용과정에서 특정인을 뽑기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증거위조 등)를 받고 있다. 이들은 채용 비리가 논란이 되자 일부 지원자 추천서 등을 받은 것처럼 허위서류를 작성하기도 했다.

시간강사가 대필해 통과된 박사학위 논문.[사진 부산경찰청]

시간강사가 대필해 통과된 박사학위 논문.[사진 부산경찰청]

앞서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시간 강사에게 다른 사람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필하게 하거나 대리 시험을 통해 박사과정 외국어 필기시험 성적으로 조작하는 방법으로 석·박사 학위를 부정 취득케 한 혐의(업무방해)로 동아대 태권도학과 A(63) 교수와 대학원생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교수는 2016년 2월 자신의 지도를 받던 B씨 등 2명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자신의 제자이자 시간강사인 C씨(34)에게 이들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신 쓰도록 강요한 뒤 논문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대필 된 두 박사학위 논문을 합격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계좌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되는 바람에 A 교수와 박사 학위 취득자 사이의 금품수수는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능범죄수사대와 광역수사대 사건은 태권도학과 교수 등이 서로 비리를 제보하면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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