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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극장가 미·소 영화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연말 극장가는 미국과 소련 영화들이 한판대결을 벌이게 됐다.
미국영화 『마지막 황제』 『람보Ⅲ』, 소련영화 『차이코프스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등 작품수준과 홍행 면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두 나라의 대표작들이 맞붙는다.
여기에 중국영화 『서태후』도 끼어 들어 연말 극장가는 마치 강대국들의 영화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영화가 개방된 데 따라 이들 나라의 대작들이 연말연시 흥행시즌에 개봉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한편 한국영화는 『개그맨』 『팁』등 단 2편만이 개봉돼 미소영화와 관객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마지막 황제』는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쓴 화제의 영화.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베르톨루치」 감독이 미국 콜럼비아 영화사의 자본을 빌어 제작을 해 최고수준의 미국영화로 선정된 작품이다.
20세기 초 격동의 중국대륙을 무대로 평범한 정원사로 비극적 생을 마친 청조의 「마지막 황제」 부의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서사적 영상으로 그린 대작이다.
중국계 미국 배우 「존·론」이 부의역을 맡았고 영국의 「피터·오룰」, 일본의 「사카모토·류이치」등 국제적 스타들이 총출연한다.
여기에 미국의 대표적 오락 액션영화 『람보 Ⅲ』가 가세, 서울의 5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된다.
국내 외화수입사상 최고의 거액인 2백만달러에 수입돼 화제가 됐던 이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소련군의 포로가 된 사령관을 구출하려 단신으로 뛰어든 전쟁영웅 「람보」와 소련 최강부대와의 치열한 전투를 담았다.
『마지막 황제』에 필적하는 소련영화로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일생을 담은 문예영화 『차이코프스키』가 선보인다.
이 영화엔 레닌그라드 교향악단, 볼쇼이 발레단·오페라단이 참여해 소련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모스필름이 6년 동안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한 2시간 36분짜리 대작이다.
「차이코프스키」역은 연극배우로 이름을 떨친 「이노겐티·스복투노프스키」가 맡고 볼쇼이의 프리마돈나 「마야·플리세츠카야」도 실제 출연한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지난 80년 소련에서 개봉돼 6천 9백만명의 관객을 동원, 사상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던 화제작. 이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인 영화상을 수상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꿈 많은 세 여성의 사랑과 삶을 회상형식에 담은 멜러드라마. 계급문제·미혼모 문제 등에 얽힌 희로애락이 잔잔하게 펼쳐지면서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블라디미르·멘쇼프」 감독.
중국영화 『서태후』는 『마지막 황제』보다 조금 앞선 중국이 무대. 청조말 만주의 일개 궁녀에서 태후의 지위에 올라 50년 동안 중국대륙을 지배했던 여걸의 일생을 정통적으로 그린 사극이다.
자금성을 최초로 로케하는 등 당시 국보급 문물이 그대로 사용됐다. 중국의 톱스타 유요경이 주연을 맡았다. 이한상 감독.
한국영화 『개그맨』은 위대한 영화를 만들 꿈을 위해 은행을 터는 세 남녀의 허황되고 과장된 언행을 이색적인 영화형식에 담은 코미디.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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