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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제작 '표준국어대사전' 오류 투성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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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가 1백억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제작한 '표준국어대사전'이 한글 맞춤법이나 한문.외래어.설명문 등에서 오류 투성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문광위 소속 신기남(민주당)의원은 18일 "모든 사전의 모범을 만든다는 취지로 국립국어연구원이 1992년부터 99년까지 총 1백12억원을 투입해 만든 대한민국 정부 최초의 국어대사전을 분석한 결과 표제어 50여개를 비롯해 한문.외래어 등에서 총 6백여개의 오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준말인 선관위의 한문을 '選管委'가 아닌 '選菅委'로 잘못 기재한 것을 비롯해 북아메리카는 '북아미리가', 흰색(白)은 '百', 소설가 이상(李箱)은 '李霜', 북해도(北海道)는 '北海島', 마약(heroin)은 'heroine(여걸)'로 각각 잘못 표기해 놓았다.

또 임진왜란 때 진주성은 1593년에 함락됐는데 논개는 1592년에 이미 죽었다고 적시했는가 하면, 미국 할리우드 영화상의 하나인 골든 글로브(golden globe)상을 한.미 프로야구에서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골든 글러브(golden glove)상이라고 잘못 설명했다. 강원도 진부령의 길이는 5백20m, 부도덕.부정확 등의 '부(不)'는 접미사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辛의원은 "사전 발간 이후 단 한 명의 비정규직 직원이 내용 수정작업을 맡아 오류에 관한 각종 제보를 취합.반영하는 게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하루속히 수정판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사전 제작은 워낙 방대한 작업이어서 초판에서는 어느 정도 오류가 나오게 마련"이라며 "오류 내용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2007년 발간될 개정판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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