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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보금자리 마냥 행복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의정부를 향해 동일로를 줄곧 달리다 신시가지 한켠으로 비켜 선 한일도시가스 쪽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막다른 곳에 5층형 아파트 3개 동이 나타난다.
서울 상계동 724 2천평 대지에 15평형 1백 70가구가 들어있는 이곳은 미혼 근로여성들의 꿈과 삶을 이어주는 임대아파트.
서울시가 북부지역 생산제조업체 미혼 근로여성들을 위해 총 39억 3천만원을 들여 1년만에 완공, 지난 9일 입주식을 가짐으로써 1천 20명의 저소득층 미혼 근로여성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벌집을 방불케 하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부터 근로여성들을 보호하고 경제적인 실익도 얻게끔 하자는 취지에서 이 같은 임대아파트가 첫선을 보인 것은 83년 5월.
영등포지역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남부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가 시초였다. 이후 구로공단 근로자 대상 근로자 종합복지관·임대아파트에 이어 북부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가 건립됨으로써 모두 8백 20가구 4천 5백 20명의 근로여성들이 보금자리 혜택을 받게됐다.
임대아파트는 가구당 방 2개·주방·거실·욕실이 기본구조. 최근 입주한 북부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의 경우 중앙 난방식으로 3.19평 짜리 방 2개, 거실 및 주방 3.25평, 욕실 1.36평으로 세 사람이 한방을 쓰도록 하고 있는데 1인당 집세는 보증금 8천원에 월 4천원이다.
이들 임대아파트는 남부근로청소년회관·근로자종합복지관·북부근로청소년회관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지역 제조업체 생산직 미혼 근로여성이면 입주신청서·재직증명서·주민등록등본 1통 등 구비서류만 갖추면 신청할 수 있으며 입주기간은 1년으로 2회에 한해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시 청소년과 안희옥 과장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이들 위주로 가구를 구성하고 있다』고 들려주고 『생활권에 대한 것은 실장-층장-동장-전체회장의 자율조직을 통해 스스로 관리해나가게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장안동 일반주택 지하실에서 3명이 함께 생활하다 9일 북부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로 이사온 안은숙양(20·공주 에켕글라스)은 『욕실·싱크대 등 기본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 무척 편리할 것 같다』며 마냥 행복한 표정.
이 아파트 2동 306호에서 이삿짐을 풀고 있던 김혜경양(20·공주 에칭글라스)도 『경기도 의정부에서 함께 학교를 졸업한 단짝 셋이 나란히 회사에 취직, 함께 월 8만원짜리 방에서 살고 있다가 신문 전단을 보고 임대아파트를 알게됐다』고 말하고 『원하는 이들끼리 한방을 쓸 수 있다고 해 주저 없이 이사했는데 비슷한 또래가 많아 친구도 사귈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운 기대를 걸기도 했다.
지난 1일 북부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 2동 107호로 동료 2명과 함께 이사왔다는 박경숙양(20·아남산업)은 『서울 암사동 강동아파트에서 두 사람이 방 한 칸에 보증금 20만원·월세 5만원을 내고있어 월급 18만원 중 집세부담이 너무 컸다』고 말하고 『회사까지 버스를 두 번 타야하고 시간도 40분이나 걸리지만 방세가 싸고, 불편한 연탄대신 도시가스를 사용해 이득이 많다』며 만족해했다.
그러나 임대아파트 입주기간이 1∼3년으로 짧은 것이 문제. 5명 1가구인 12평형이나 6명 1가구의 15평형 모두 방이 비좁으며 특히 북부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의 경우 버스정류장·전철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교통시설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 안과장은 『앞으로 임대아파트를 짓는다면 1인당 주거면적을 더 늘려야 할 것 같다』며 『북부의 경우 내년 2월부터 30인승 셔틀버스를 전철역까지 운행할 계획으로 있다』고 밝혔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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