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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중·하위권은 기출 단골 문제, 상위권은 킬러 문제 집중 공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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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수학 '일타 강사'가 말하는 수능 대비법

정상모 강사는 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 ● 신수학의 바이블 수1, 수2 공저 ● 스카이에듀 수학 대표강사, 대치 예섬학원, 대치 시대인재학원, 대치 새움학원, 분당 시대인재학원, 목동 예섬학원 출강

정상모 강사는 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 ● 신수학의 바이블 수1, 수2 공저 ● 스카이에듀 수학 대표강사, 대치 예섬학원, 대치 시대인재학원, 대치 새움학원, 분당 시대인재학원, 목동 예섬학원 출강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스타 강사가 어디 한둘일까. 그중에서도 수강 신청이 가장 먼저 마감되는 인기 강사는 일명 ‘일타 강사’(1등 스타 강사의 줄임말)로 불린다. 개념 강좌부터 파이널 강좌까지 전 타임 마감 행진을 이어가는 정상모(사진) 수학 강사는 대치동에서 그야말로 유명한 ‘일타 강사’다. 그런 그가 2019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수능보다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수능 그대로를 미리 경험할 모의고사를 만들었다. 정상모 강사를 만나 모의고사 출제 배경과이번 수능을 대비한 수학영역 고득점 전략을 들었다.

자주 틀렸던 문제 정리 바람직 #평가원 출제 양식 따른 모의고사 #수험생 약점 보완에 도움될 것

대치동에서 ‘일타 강사’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치동의 대형 강의 인원은 50~70명 정도였다. 스타 강사에게 수강생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커지다 보니 요즘엔 대형 강의실을 꽉 채우는 200명 이상의 인원이 수업을 듣는다. 한 달에 1500여 명이 내 수업을 듣는다. 최상위권 학생이 많이 몰려 70~80% 정도가 수학 1등급을 받는다. 대치동이라는 특수한 곳에서는 강사들이 자주 바뀌고 인기가 오르고 내리기도 한다. 강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강사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매년 바뀌는 수능 출제 경향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반영해 매년 교재를 새로 집필하고 있다.”
나만의 수업 방식이 있다면.
“수학이라는 과목 자체가 워낙 딱딱하다 보니 15분 이상 집중하기 힘들다. 20~30분마다 아주 간단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주의를 환기시켜 학생들의 집중력을 북돋우는 편이다. 오답 노트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30개 문제 중에서 10개를 틀렸을 경우 이와 유사한 새로운 문제 2개를 개인별로 나눠준다. 200명의 숙제가 각각 다른 셈이다. 강사로서 피곤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오답 정리를 돕기 위해 모의고사와 결합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수능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5~6년 전부터 이어진 교육부의 기조는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줄이되 변별력을 가지고 좋은 학생을 선발하자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긴 어렵다. 30문제 중에서 27개는 아주 쉽게, 3개는 극단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이 지속됐다. 지난 6월 치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이과 수학 가형은 그 기조가 조금 바뀌었다. 중간 난도를 강화하고 극단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줄었다. 이는 문과 수학 나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18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 컷이 가형·나형 모두 92점이었는데 올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가형 85점, 나형 87점으로 더 내려가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것 같다.”
남은 기간 수학영역 고득점 비법은.
“중하위권이나 하위권 학생은 난도 높은 ‘킬러 문제’ 3개를 푸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남은 기간 어려운 킬러 문제보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매년 반복해 나왔던 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게 좋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면 어려운 문제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상위권은 킬러 문제 3개를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오답 정리가 중요하다. 상위권 학생은 그동안 자주 틀렸던 문제의 오답을 반복해 정리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양의 고난도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풀어본 문제가 수능에 나오길 바랄 게 아니라 어떠한 문제든 스스로 찾고 개념을 공부해 틀린 문제를 반복해 맞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치중하기보다 본인이 틀렸던 문제를 다시 맞히는 게 성적이 오르는 길이다.”
모의고사도 출제한다던데.
“시중에 나온 모의고사 종류가 워낙 많다. 좋은 모의고사의 조건은 그것을 가지고 수업을 하거나 해설하는 강사가 직접 문제 출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의고사 출제를 위해 전체적인 진도를 직접 지휘하고 문제를 만들고 풀어보면서 검토하는 작업을 한다. 최대한 수능 경향에 맞는 문제 위주로 출제한다. 수능보다 약간의 난도는 필요하지만 그 난도의 균형을 무너뜨리면 공부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문제를 위한 문제가 되고 만다. 수험생에게 어려운 문제는 아예 포기해버리는 좌절감을 심어줄 수 있어 교육적인 효과도 의문이다. 그동안 자체적으로 모의고사를 출제했는데 9월부터는 한국교육평가인증과 협업해 모의고사 출제를 진행한다. 평가원의 출제 양식을 최대한 지켜 출제하려고 한다. 객관식 보기 예시나 규칙은 물론 글씨체와 시험지 종이까지 최대한 유사하게 만든다. 가장 수능 같으면서 본인의 약점을 발견하고 도와줄 수 있는 모의고사다.”
앞으로 계획은.
“지방의 학생들은 좋은 수준의 모의고사 하나 받아보기가 힘들다. 설사 받았다 한들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굳이 대치동에서 10시간 이상 기다리면서 200명 사이에 껴서 비싼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전국에서 모든 학생이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모의고사를 전국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교육평가인증과 함께 ‘교육의 평등’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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