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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탐·구 ⑥ 인천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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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는=그는 인천에서 지명도가 높다. 임명직에 이어 1, 2대 민선 인천시장을 지냈다. 최 후보가 막판에 여당 후보로 영입된 이유다. 최 후보는 누나만 6명(2남6녀 중 일곱째)이다. 김포에서 농사를 짓던 최 후보의 아버지는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장남이 판사나 검사는커녕 학생운동으로 제적당하자 상심이 컸다고 한다.

최 후보는 대학입시 본고사 준비를 위해 닦은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1979년 김영삼(YS) 당시 신민당 총재의 외신 담당 비서가 됐다. 국내 언론을 믿지 않고 외신만을 신뢰했던 YS에게 그는 '귀'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한때 'YS의 양아들'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88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13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화려한 정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98년 시장 선거에서 자민련 후보로 나와 안상수 현 시장을 눌렀다. 8년 만에 안 시장과 재대결을 벌이게 된 셈이다. 최 후보는 94년 부인과 사별했다. 인천시 북구청 세무비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난 직후다. 그의 부인은 탄탄대로를 걷던 남편의 사퇴에 대한 억울함과 공허함을 이기지 못 했다고 한다.

최 후보는 8년간 독신으로 지내다 2002년 천주교 모임에서 만난 김영애(50)씨와 재혼했다. 학생운동 시절 법대 선배였던 열린우리당 문희상 전 의장이 최 후보의 영입에 깊이 관여했다. 그는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자민련이라는 정치적 궤적을 이어 왔다.

-당적 변경이 잦은 것 아닌가.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정치를 오래 해온 사람들은 당적 변화가 많다.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정치세력과 힘을 합쳐 나가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암담한 시절에 일관되게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왜 당신이 시장이 돼야 하나.

"지난 4년 동안 안상수 시장은 마무리한 일이 없다. '추진 중이다'는 말만 했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핵심은 예산 확보 방안이 있느냐다. 나는 중앙정부로부터 10조원의 예산을 끌어 올 자신이 있다."

-구시대 정치인 이미지가 있는데.

"시민들은 내 나이가 70살 정도 되는 걸로 생각한다. 일찍 정치를 시작해서다. 그러나 나는 한창 일할 나이다."

◆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안 후보의 경기고 동창인 주진우(사조.신동방 그룹 회장) 전 의원은 "안상수는 경제 전문가라기보다 인생 전문가로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안 후보는 성공한 경제인이다. 70년대 일국증권(현 동양증권)에 입사한 뒤 채권 투자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려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했다. 40대에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그를 '인생 전문가'로 부르는 사람들은 경제인으로서의 화려함보다 안 후보의 힘든 과거에 주목한다.

안 후보는 충남 태안의 바닷가 마을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부친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대학 입학 직후 가족의 유일한 재산이던 작은 어선이 침몰해 집안에 빚이 쌓이자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동생들을 부양했다. 30대 후반에 결혼한 부인은 결혼 1년 만인 84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회복했으나 99년 다시 쓰러져 7년째 병상에 누워있다. 부인의 병 때문에 자녀도 없다.

-최근 최연희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는데.

"선대위가 발족하던 날 대학생 인턴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기자의 역할과 기자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다 적절치 못한 예를 든 것 같다. 말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2억원 굴비 상자'사건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문제로 안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사람도 있다.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판결을 받아 종결된 사안이다. 사건의 본질은 본의 아니게 전달된 거액의 현금을 자진신고한 것이다. 고위 공직자가 그 정도의 거액을 자진신고한 경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병역 면제와 관련된 논란은 완전히 정리됐나.

"청년 시절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상황에서 생계곤란으로 면제를 받았다. 병무청을 통해 의혹이 해소됐다."

◆ 민주당 인천시장 신경철 후보는=인천 토박이다. 95년 인천광역시 의회 의원으로 출발, 2002년엔 인천광역시 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그는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등 지역 단체와 의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부각하며, 인천을 위한 일꾼은 자신임을 강조한다. 전.현직 시장인 열린우리당.한나라당 후보와는 경력 면에서 뒤지지만 실제로 서민의 민심을 해소하는 데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신 후보는 그래서 자영업자.저소득층을 겨냥한 공약을 내세웠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지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도 도입, 향토 기업을 살리겠다고 했다.

◆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는=인천의 대표적 시민운동가다. 인하대 토목공학과 3학년 때 경제사정이 어려워 중퇴했다. 군 입대 직후 대학에서의 학생운동 전력이 문제가 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88년 인천민주청년회를 만들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우루과이라운드 반대, 인천 앞바다 핵폐기장 건설 반대 운동 등에 앞장섰다. 현재 부평 미군기지 되찾기 인천시민위원회의 위원장과 문학산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철회를 위한 시민대책위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는 김진환(유엔-동북아R&D연구원장) 후보와 이호성(부원중학교 운영위원)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특별취재팀=김정욱.채병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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