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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화」 고도화된 이념 갖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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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0년대 들어 「청년 문화」의 사회변동 주도력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여년간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 과정은 급격한 사회변동을 야기했고 그에 따라 많은 「과거의 문제」들이 해결된 반면 새로 생겨난 「현재의 문제」들도 엄청나다.
「청년 문화」는 이들 「현재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과거의 문제」에 대한 체험이나 이해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급격한 사회 변동기에는 「과거의 문제」를 체험하고 대처해온 「기성 문화」와 「청년 문화」사이의 간극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립관계에 서기도 한다.
80년대 후반의 상황은 이러한 대립관계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기성 문화」의 「청년 문화」에 대한 수용태도가 돋보이는 것이다.
최근 사회과학계에서는 이런 「청년 문화」의 수용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학계의 「새로운 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한 예가 9일 오전 10시 30분 고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홍일식)가 개최하는 「사회 변동기에 있어서의 전통문화와 청년문화」 학술회의다(롯데호텔).
이번 학술회의 발표논문은 「청소년 문화」와 사회 보편적 구성체계와의 관계를 고찰한 논문 3편(이대 이동원 교수의 「청년문화와 가족구조」, 성대 심윤종 교수의 「청년문화와 산업구조」, 고대 양춘 교수의 「청년문화와 계층구조」)과 우리 사회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또는 모든 사회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청년문화의 특징을 구명하는 논문 4편(고대 임희섭 교수의 「청년문화의 사회의식」, 서울대 황경식 교수의 「청년문화와 윤리의식」, 고대 한배호 교수의 「청년문화의 정치의식」, 고대 한성열 교수의 「청년문화의 생활세계」)이다. 이밖에 「청년문화」와 다른 문화와의 관계를 다룬 논문 3편(서울대 금장태 교수의 「청년문화에 있어서의 전통의 계승」, 연대 전병재 교수의 「청년문화와 외래문화」, 서울대 최홍기 교수의 「문화의 갈등과 계승」)도 발표된다. 이들 논문발표에 앞서 서울대 김태길 명예교수의 「전통문화와 청년문화」 발제 강연도 있다.
이들 학자들은 최근의 「청년문화」가 갖는 특징을 대체로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고 또 고도화된 이념으로 무장, 소외계층과 연대한 총체적 개혁의 모색』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최홍기 교수).
한편 이러한 분석과 함께 이들의 문제의식은 「청년문화」가 「기성문화」에 대립되는 「반문화적」 성격을 띠게 된 것은 그렇게 되는 당위성이 있고 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해를 토대로 「기성」과 「청년」의 간극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되고 있다(김태길 교수).
학계에서 「청년문화」와 「기성문화」의 관계를 연구해온 역사는 길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주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가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적극 전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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