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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4번 타자' 계보 잇는 박병호

중앙일보

입력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이 3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3점 홈런을 친 박병호가 베이스를 돌고 있다. 5-0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이 3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3점 홈런을 친 박병호가 베이스를 돌고 있다. 5-0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조선의 4번 타자.

한국 야구 대표팀의 4번 타자를 일컫는 말이다. 국제대회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대호를 부르는 별명이기도 하다. 이대호 이전엔 이승엽이 한국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도맡았다.

이승엽이 은퇴하고, 이대호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한 발 물러난 상황에서 새로운 4번 타자 등장이 절실했다.

한국 야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그 적임자를 찾은 것 같다. 3경기 연속 홈런포로 한국을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 올려놓은 박병호(32)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초로 20대 주장을 맡으며 대표팀의 중심에 서며 우승을 이끈 박병호는 이번 대표팀에선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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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수퍼라운드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5회 말 1사 1·3루에서 대형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10-1 승리를 이끌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정확한 타이밍에서 타격이 이뤄졌다. 타구는 홈플레이트에서의 거리가 122m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이 3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박병호가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1-0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이 3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박병호가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1-0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GBK 야구장 가운데 펜스에는 대형 녹색 천막이 있는데 박병호의 타구는 이를 넘겼다. 박병호는 28일 홍콩전, 30일 일본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숙적 일본과 경기에서는 결승 솔로포를 포함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박병호를 4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율 0.341 33홈런·9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 감독은 "(박병호가 아니면) 누구에게 4번 타자를 맡기겠느냐"며 믿음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1홈런)로 다소 부진했다. 첫 경기 대만전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인도네시아 투수에게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홍콩전에서 9회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박병호는 결승 진출이 걸린 수퍼라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대만전 이후 후회와 반성을 했다"는 그는 인상적인 홈런을 연이어 터뜨리며 '조선의 4번 타자'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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