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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뽕 운반 혐의 북한 배 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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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경찰은 폭력조직과 연계해 북한산 각성제(히로뽕) 수백㎏을 일본에 밀수한 혐의로 재일교포 우시윤(59.나가노현 거주)씨를 12일 구속했다.

또 이날 돗토리현 사카이(境)항에 입항한 북한 선적 화물선 '두루봉 1호'가 각성제 운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했다.

일본 경찰은 2002년 10월 청진항을 출항한 두루봉 1호가 싣고 와 돗토리현 근해에 빠뜨린 각성제를 일본인 공모자들이 낚싯배를 타고 나가 건진 뒤 야스기(安來)항으로 밀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우씨는 2001년 일본 남부 동중국해에서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총격전 끝에 침몰한 북한 공작선에서 발견된 선불식 휴대전화와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이 있어 일본 경찰이 주시해 온 인물이다. 당시 일본 당국의 추적을 피해 공해로 도주한 북한 공작선의 선원이 자폭 직전 각성제로 추정되는 물건을 바다로 내던지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수년 전 북한 국적에서 한국 국적으로 바꾼 우씨는 2004년 8월에는 도난차량을 북한에 수출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2년6월, 벌금 50만 엔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일본 경찰은 우씨가 ▶북한 공작선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와 여러 번 통화한 기록이 있고 ▶최근 5년간 80차례 이상 서울과 베이징(北京) 등을 왕래한 점 등으로 미뤄 해외에서 북한의 마약 밀매 조직과 수차례 접촉하고 마약을 일본 내 폭력조직에 넘기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경찰은 우씨와 함께 폭력단 간부 미야다 가쓰히코(58)를 각성제 밀수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하고 낚싯배 임대업자 곤다 오사무(54)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사카이항에 입항한 두루봉 1호는 갑판 등에 중고 자전거와 자동차를 가득 싣고 있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 북한 공작선 사건=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2001년 12월 22일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菴美大島) 앞 동중국해에서 정선 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나던 괴선박과 총격전을 벌인 사건을 말한다. 해상보안청은 당시 자폭한 괴선박을 인양해 대전차 로켓포 등을 찾아냈으며, 이를 근거로 이 배를 북한 공작선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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