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보물선 투자사기 피해자 2600명, 정작 신고는 4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울릉 해저 돈스코이호 보물선 탐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울릉 해저 돈스코이호 보물선 탐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이들이 2600명에 달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피해 액수는 90억원에 이른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6일 “현재까지 진행한 계좌 추적 결과 입금액수를 기준으로 볼 때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이 이 같이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금액은 현재까지 확보한 계좌들만을 기준으로 파악한 것이고, 관련 계좌가 추가로 발견되거나 현금으로 투자한 사례가 확인되면 피해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입금한 경우를 제외하면 피해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보물선 사업에 아직 기대를 걸고 있어 신고를 꺼리는 상황이다. 경찰에서 피해자 진술을 한 사람은 단 4명뿐이다.

투자 사기 피해자는 KBS에 “상장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있다. 환불해줄 거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신일그룹’ 대표 류승진씨를 피의자로 볼 만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이달 24일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투자사기를 기획한 의혹을 받는 류씨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혐의로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며 경찰은 인터폴(국제사법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의뢰하는 등 외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류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신일그룹과 싱가포르 신일그룹 등은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등 문구를 내세워 이 배를 인양하면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는 것처럼 홍보해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하고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