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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와 평양 가는 대북특사 비건 “문제 해결 험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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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호 08면

스티븐 비건.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연합뉴스]

다음 주 초 북한을 네 번째 방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방북 사실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한행에 동행할 인물을 깜짝 발표했다.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새롭게 임명된 스티븐 비건(55·사진) 포드자동차 부회장이다. 지난 2월 은퇴한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의 후임이다.

포드차 부회장, 조셉 윤 후임에 #폼페이오 “거친 협상 폭넓은 경력”

비건은 23일 회견에서 “이 일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이슈들이 쉽지 않고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강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건은 워싱턴 정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약해 온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 인사다. 미시간대에서 러시아 문학과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러시아 전문가이나 1990년대 말부터1994년 북·미 간 체결한 북한 비핵화 합의(‘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해 일하는 등 북한 문제에도 깊이 관여해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1기 행정부(2001~2005년)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도와 NS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지난 3월 물러난 허버트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의 후임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된 바 있다.

그의 발탁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의 고위급 임원으로 각종 협상에서 활약했던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거친 협상 환경(tough negotiating settings)에도 폭넓은 경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비건은 포드차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전 세계에 걸쳐 협상을 해왔고 이번 (대북협상) 업무에도 기술과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슈에서도 미국 자동차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한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북·미 협상의 장기화를 대비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협상을 책임질 인물을 북한에 소개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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